[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현대 우승하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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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현대의 조화는 완벽했다.

빈틈없는 전력을 갖추기 위한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고 이를 활용하는 벤치의 테크닉도 우승팀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고질적인 허점' 으로 지적됐던 2루수와 외야.포수자리에 이명수.전준호.박경완의 이적생 트리오를 포진시켜 물샐 틈 없는 전력을 갖춘 것은 저돌적인 '공격경영' 의 표본이었다.

외야 김광림.2루 박종호를 끌어들인 것은 단기전 승부를 위해 만일의 만일까지 생각하는 철저한 배려였다.

외부에서 끌어들인 야수들이 우승의 도화선이 됐지만 현대우승의 '기본틀' 은 '야구는 결국 투수놀음' 이라는 명제에서 출발했다.

김재박 감독은 "2년전 해태와의 한국시리즈를 통해 투수력의 위력을 실감했다.

특히 단기전에서 투수력이란 절대적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고 밝혔다.

그리고 올해 LG를 상대로 이를 유감없이 증명해 보였다.

현대는 정민태 - 정명원 - 위재영의 '올드 페이스' 에 2년차 최원호와 김수경.스트롱.조규제의 '뉴 페이스' 가 가세하면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힘이 있는 투수진을 구축했다.

현대의 파워 넘치는 투수진은 LG와 정면으로 힘겨루기를 시도하면서 LG타자들을 압도했다.

올해 현대는 정규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에서도 전성기의 해태를 연상케하는 막강 전력을 과시해 역대 최강팀으로 꼽힐 정도였다.

현대가 이 전력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2~3년간은 다른 팀의 도전을 일축하고 '왕조 (王朝)' 의 전통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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