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회담 중재 주역 클린턴 '쾌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중동평화' 를 성사시킨 주역이 되면서 회심의 카드를 쥐게 됐다.

섹스 스캔들로 시달리는 클린턴은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이 스타 검사나 공화당에 염증을 느낀다는 사실을 감지하자 지난주부터 예산안.코소보사태 등 국내외 이슈들을 잇따라 치고 나갔다.

이중 가장 큰 카드가 바로 중동 평화협상. 중간선거가 2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클린턴은 지난 20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밀리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지원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회담장으로 향했다.

백악관은 지난주 이후 지금까지 클린턴 대통령이 중동평화를 중재하기 위해 이미 60시간 이상을 할애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클린턴은 네타냐후.아라파트와 함께 3자가 마주 앉기도 하고 따로 만나기도 하면서 적극적이고 성공적인 중재를 마쳤다.

이제 클린턴에게 르윈스키 스캔들을 물고 늘어지는 기자들도 거의 없어졌다.

클린턴이 백악관에서 회담중재를 위해 헬기를 타고 떠날 때마다 회담성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들만 쏟아졌다.

그럴 때마다 클린턴은 "이제 가장 어려운 마지막 결정만이 남았다" 며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클린턴이 23일까지 협상이 타결되도록 밀어붙인 것도 주말 저녁 TV에 협상 타결이 톱 뉴스로 보도되는 '효과 극대화' 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중동 평화협상 성사로 클린턴의 대통령 업무수행에 대한 미 국민들의 지지도는 더 올라가게 되고 이는 다시 다음달 3일의 중간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선방(善防)'을 하면 탄핵 가능성은 엷어지게 된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