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해외인식 호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뉴욕=김동균 특파원,유권하·주정완 기자]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뉴욕 월가를 비롯한 선진국 투자자들의 인식이 최근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이룩한 경제개혁 성과와 향후 전망에 대해 좋은 평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메릴린치 같은 세계 유수 증권사는 한국을 최고 유망시장으로 선정, 최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도 21일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에서 행한 오찬연설에서 "한국에서는 노사정 (勞使政) 협력 등에 힘입어 한때 25%까지 달했던 단기 금리가 이제는 7%까지 떨어졌다" 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지도 21일자에서 미국과 유럽의 연금.기금.뮤추얼 펀드 (투자신탁) 등의 펀드 매니저들이 한국을 비롯한 대 (對) 아시아 투자를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10%를 넘어섰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가산금리가 최근 5%이내로 떨어진 것이나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가 하루 평균 3백50억원에 달하는 것도 이런 평가를 반영하는 것이다.

메릴린치의 국제투자전략담당 수석부사장 제프 배렌버그는 21일 (현지 시간) 뉴욕 주재 외신기자단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최근 한국과 태국을 '가장 선호하는 아시아 시장' 으로 선정, 투자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유럽쪽에 투자된 자금까지 빼오고 있다" 고 말했다.

메릴린치 투자주보 (週報)에 따르면 메릴린치의 전체 신흥시장 투자액 가운데 대한 (對韓)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일 6.15%였으나 1주일 뒤인 10월 16일 현재에는 9.44%로 크게 늘어났다.

한국은 이로써 대만 (9.07%) 을 제쳤으며 메릴린치가 투자중인 신흥시장 31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특히 이같은 투자비중은 국제금융기관들이 해외투자의 판단 자료로 삼는 국제금융공사 (IFC) 의 대한 (對韓) 투자비중 권고치 (5.11%) 의 거의 두배에 이르는 것이다.

한편 제프리 존스 주한 미 상공회의소 회장도 22일 "다음달중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시행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내년이 한국 투자의 적기가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존스 회장은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아시아비즈니스포럼 주최로 열린 '한국투자 세미나' 에서 한국 정부가 제정한 외국인투자촉진법과 관련, 규제완화와 파격적인 세제 혜택 등으로 외국인 투자유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