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개민군단 증시로 U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개미군단' 들이 속속 증권시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높은 주식매입 열기로 최근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의 신규 주식투자자금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이다.

고객예탁금이 급증세로 돌아섰고 증권사 창구에는 어떤 주식을 사야 되느냐는 고객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 고객예탁금 급증 = 고객예탁금은 지난주말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14일 2조원대가 무너진 뒤 한달여 만이다.

추석연휴 직전까지 예탁금은 1조6천억원으로 연중 최저수준에서 맴돌았으나 10월 들어 급증세로 반전해 하루평균 7백억원 이상 늘어나 16일에는 2조3천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12, 13일 이틀 동안 3천25억원이 유입됐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고객예탁금 급증은 개미군단들의 증시 회귀를 방증 (傍證) 하는 것" 이라며 "최근 금리 급락으로 마땅히 굴릴 곳이 없어진 투자자금이 조심스럽게 증시로 되돌아오고 있다" 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전례에 비춰 보면 고객예탁금이 2조3천억원대일 때 종합주가지수는 4백40~4백50선에서 움직였다" 며 "이르면 이달중 주가가 4백선을 돌파함은 물론 4백50선까지 올라설 수 있을 것" 으로 진단했다.

S증권 관계자는 "지난 6월 주가 급락후 완전히 증시를 떠났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 재개를 위해 객장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며 특히 "강남의 일부 큰손들은 최근 10억원이 넘는 예탁금을 예치해 오고 있다" 고 말했다.

◇ 고객예탁금 왜 몰리나 = 우선 금리 급락으로 은행권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도 마땅히 돈 굴릴 곳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주중 시중금리가 사상 처음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전금융권을 뒤져 봐도 연 10%가 넘는 단기고금리상품은 완전히 시중에서 자취를 감췄다.

단기고금리상품의 대표격이던 투자신탁사의 MMF (머니마켓펀드) 는 수익률이 8%대로 급락해 은행의 단기상품보다 더 낮아지는 기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 16일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로 미국내 자금들이 아시아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그간 투자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투신.증권사의 주식형펀드에는 이달 들어 매일 2백억~3백억원의 돈이 몰리고 있다.

대한투신 김창문 이사는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10~15% 정도 확대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 얼마나 더 늘까 = 저금리시대가 본격 개막된 만큼 고객예탁금도 계속 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증권 투자전략팀 황창중 책임조사역은 "기아자동차 처리가 순조롭게 매듭지어지고 엔화강세와 금리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이달내 고객예탁금의 2조5천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의 고객예탁금 급증이 신규자금 유입보다는 보유주식을 판 뒤 그대로 남아 있는 자금이 더 많기 때문인 만큼 대대적인 추가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정재.곽보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