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한국다큐멘터리 최우수상 '본명선언'표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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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의 95년작 '흔들리는 마음' 을 일부 도용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는 올해 부산영화제 한국다큐멘터리 최우수상 (운파상) 수상작 '본명선언' (홍형숙 감독)에 대해 즉각 수상이 취소돼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명대 조희문 교수 (영화학) 는 17일 두 작품을 비교해 본 뒤 "이건 단순히 작품의 일부를 도용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작품 전체적으로 '본명선언' 이 '흔들리는 마음' 을 모방 내지 표절한 게 분명하다" 고 말하고 "취재장소.등장인물.인터뷰 내용.서술방식등에서 독창성 (오리지낼러티) 을 전혀 인정해줄 수 없는 만큼 부산영화제측은 즉각 수상을 취소하고 공개적인 비교시사회를 통해 공식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조교수와 함께 두 작품을 비교 검토한 올해 다큐멘터리부문 심사위원인 이용배 감독은 "도용.표절의 유무에 관해서는 다른 두 분의 심사위원 (변재란.권병순) 들과 협의한 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겠다" 고 말하고 "어쨌든 그냥 덮어버릴 수는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며 조교수의 입장에 부분적으로 동의했다.

한편 18일 KBS1 '일요스페셜' 에서는 양씨가 삭제를 요청했던 10분간의 내용을 제외한 뒤 재편집된 형태로 '본명선언' 이 방영됐다.

이에 대해 조희문교수는 "재편집으로 작품을 변형해서 작품을 상영.배포한다면 '본명선언' 이라는 제목도 바꿔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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