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3테너' 신동호.김남두.김영환씨 월드컵 찬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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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한국판 3테너' 가 손에 손을 잡고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 시공에 맞춰 축하공연을 갖는다.

음악계가 공인하는 정상의 테너 신동호 (43).김남두 (40).김영환 (36) 이 출연하는 '코리안 3테너 콘서트' 가 오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것. 02 - 273 - 4455.

지휘자 박명기 (45)가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반주로 이들이 들려줄 노래는 베르디의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 등 오페라 아리아와 '돌아오라 소렌토로' '오 솔레 미오' 등 칸초네, 그리고 '뱃노래' '희망의 나라로' 등 한국가곡과 '경복궁 타령' 등 우리 민요들.

'3테너' 는 이번 공연을 기획한 세종예술기획 (대표 김억수) 과 오는 2002년까지 장기 공연계약을 맺고 수익금 전액을 월드컵 홍보를 위한 기금으로 희사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들은 자존심 문제로 한 무대에 선 적이 없었다.

혹시 다른 성악가가 자기보다 돋보이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테너 신동호 (중앙대 교수) 는 베냐미노 질리.푸치니.파바로티 콩쿠르 등 국제성악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한 바 있으며 김영환 (서울대 강사) 은 스페인 자코모 아라갈 콩쿠르 우승에 이어 카루소 콩쿠르에 입상한 바 있다.

또 유럽무대에서 활동 중인 김남두는 세계적으로 드문 드라마틱 테너. 니콜라 마르티누치 콩쿠르 입상 후 지휘자 정명훈에게 발탁돼 국내무대에서 '아이다' '오델로' 의 주역으로 호평을 받았고 오는 11월 국립오페라단의 '오델로' 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한국이 국제 콩쿠르를 휩쓸고 있는 '성악 강국 (强國)' 이라는 사실은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터라 '한국판 3테너' 는 외국 무대에 내놓더라도 손색이 없는 문화상품의 가치를 갖고 있다.

더구나 공동주최국인 일본의 성악계에서는 테너 기근현상으로 최근 국내 성악가들을 수입해가고 있어 일본 진출 전망도 매우 밝은 편이다.

루치아노 파바로티.플라시도 도밍고.호세 카레라스 등 '원조 3테너' 가 이탈리아 칸초네를 전세계에 알린 것처럼 이들 3명은 한국 가곡과 민요를 메들리로 편곡해 세계무대에 알릴 작정이다.

또 월드컵 주제가를 담은 기념음반도 레코딩한다.

'한국판 3테너' 는 내년부터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전주.울산.제주 등 국내 8개 도시와 일본에서 순회공연을 갖는 한편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월드컵 홍보를 위한 공연계획도 짜고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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