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88 전화번호 값이 57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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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부(富)와 장수를 연상시키는 휴대전화 번호 가격이 금값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의 중푸뎬쉰(中復電訊) 상점은 휴대전화 번호 '1391-111-8888'의 가격을 38만위안(약 5700만원)으로 책정했다.

또 '1391-111-9999'의 값은 이보다 10만위안이 싼 28만위안으로 매겼다.

'8'이 각광받는 것은 '8'의 중국어 발음이 '바(八)'로 '재산을 모은다(파차이.發財)'의 '파'와 비슷하게 발음되는 까닭이다. '9'의 경우엔 그 발음이 '주(九)'로 '영구(永久)하다' 또는 '오래 산다'로 해석되는 '주(久)'와 같기 때문이다. '6'도 길한 숫자인 길상수(吉祥數)에 속한다. '일이 잘 풀린다'는 '순류(順流)'의 '류'와 '류(六)'의 발음이 같은 까닭이다.

보통의 휴대전화 번호 값은 60~500위안. 여기에 '8'이나 '9''6'등의 길상수가 한두 개 포함될 경우 가격은 100배를 넘나드는 4만~6만위안으로 껑충 뛴다.

재미있는 것은 '8'이 '9'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오래 사는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중국인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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