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통신]LG·현대 반도체 합병때 주가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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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Q 요즘 5대 재벌의 빅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령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합병할 경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경영주체에 따라 주가가 달라질 수 있나요? 감자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경신호

A 현대전자와 LG반도체 둘 다 엄청난 부채를 지고 있습니다.

98년 6월 반기 결산을 기준으로 현대가 자산 12조3천억원, 부채 11조1천억원, LG가 자산 7조7천억원, 부채 6조7천억원입니다.

따라서 현대의 순자산은 1조2천억원, LG는 1조원이 됩니다.

물론 실사후 순자산은 이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반도체산업은 현재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직면해 있습니다.

양사 모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이 우연이 아니란 얘깁니다.

또 삼성전자와 비교, 현대+LG의 매출은 3분의1 수준인데 부채는 2조원이나 많습니다.

따라서 합병후 과감한 구조조정이 따르지 않을 경우 양사 주주의 입장에서 무슨 이득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경영주체' 문제는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사안입니다.

더욱이 양 그룹의 판이한 경영철학을 감안할 때 공동경영은 불가하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평가입니다.

서로 기술력이 낫다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도 일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감자는 이론적으로 득실이 없습니다만 소수주주가 재미본 예가 별로 없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자금지원을 하면 미국의 경쟁사들 (예,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이 불공정 경쟁을 문제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합병비율을 장부상 순자산가치를 적용할 경우 현대전자 주가의 3분의1 수준에 있는 LG반도체 주주는 상당한 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참고로 대부분 증권사들의 양사에 대한 투자의견은 '관망' 내지 '매도' 입니다.

권성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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