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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그룹 '페이지' 안상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좋은 멜로디가 고갈된 대중음악계가 가장 쉽게 기댈수 있는 탈출구가 '클래식 샘플링' 이다.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 날' 에서 보듯 익숙한 클래식이나 올드 팝 한 소절을 현악기로 반복연주하면서 그 위에 드라마틱한 멜로디를 얹고 쿵쿵대는 드럼 소리로 힙합 리듬을 배경에 깔면 그럴듯한 '샘플링송' 이 탄생하는 것이다.

'헤어진…' 과 스위트박스의 '에브리싱즈 고나 비 올라잇' 으로 이어지는 샘플링송 장르에 또하나 귀에 들어오는 노래가 나왔다.

미디 (컴퓨터 시스팀) 로 연주되는 폴 모리아의 '미뉴엣' 위로 거칠면서도 여성스러운 절규형 보컬이 물결치는 '미안해요' .프로젝트 그룹 '페이지' 의 3집 타이틀곡으로 무심한 애인대신 새남자를 택한 여인 마음을 잘 그리고 있다.

노래의 주인공은 신인여가수 안상예. 95년 첫 음반을 냈던 페이지는 객원가수 오현란의 뛰어난 보컬이 인상적인 '마지막 너를 보내며' 로 호응을 얻었지만 2집의 실패로 대중의 기억에서 멀어졌었다.

2년만에 나온 3집은 새 파트너 안상예의 개성 있는 목소리와 요즘 감각에 맞아떨어지는 곡 분위기 덕분에 연일 방송을 타는 등 반응이 좋다.

부산예술학교 2년 휴학중인 안상예는 무대 경험이라곤 학교 축제밖에 없는 신인. "머라이어 캐리같은 소울팝 창법, 록그룹 크랜베리스의 여성보컬 돌로레스같은 꺾음 창법, 비틀스나 자우림의 김윤아같은 직선적 창법을 모두 해보고 싶다" 는 그녀는 아직 뚜렷하게 자기 창법을 확립하지는 못했다.

'미안해요' 를 라이브로 들어보면 약간 누르는 듯한 창법에서 조금 불안정한 느낌이 들기도한다.

그러나 힘과 섬세함이 양립된 음색에는 건강미가 넘친다.

내일을 바라보게 하는 기대주다.

( '미안해요' 에서 안상예의 노래사이 삽입된 바리톤음성은 모음대 2년생의 것인데 개인사정상 이름을 밝힐 수 없다고 한다)

글 강찬호.사진 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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