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결핵,수술로도 치료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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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폐결핵도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약물요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이른바 다제내성 (多製耐性) 폐결핵을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게 된 것.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성숙환 (成叔煥) 교수는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흉부외과학회에서 다제내성 폐결핵 환자 26명을 수술로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成교수는 94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대병원을 찾은 다제내성 폐결핵 환자 27명을 대상으로 수술해 1명을 제외한 26명에게서 수술 후 객담검사 음성 판정을 받아 96%의 성공율을 보였다는 것. 수술은 폐결핵에 걸린 폐를 일부 절제한 뒤 남아 있는 폐를 기관지와 연결해주는 것. 그러나 양쪽 폐를 모두 침범한 경우 시술대상에서 제외된다.

지금까지 결핵은 항생제의 등장으로 완전히 정복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실제 6만여명이 결핵 치료제를 매일 복용하고 있어 아직 안심할 처지가 못된다고 여겨져 왔다.

약물요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다제내성 폐결핵은 전체 폐결핵의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중 37%는 결국 사망한다.

아직도 매년 4천여명이 사망해 결핵은 한국인의 10대 사인중 하나. 다제내성 폐결핵 환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한꺼번에 10알씩 최소 6개월간 복용해야하는 까다로운 복용방법을 환자들이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제내성 폐결핵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으나 이번 수술법의 개발로 완치의 길이 열린 셈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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