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15승 우뚝…다저스 간판투수로 자리매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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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0승이 선발투수로서 필요충분조건이라면 15승은 팀내 에이스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메이저리그 15승 투수가 팀수와 거의 비슷한 30명 정도인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올해 29명) . 97년이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입지를 다지는 해였다면 올해는 팀의 간판선수로서 올라선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처음 미국땅을 밟은 94년만 해도 '한국에서 온 풋내기' 에 지나지 않았던 박이 5년만에 단장과 감독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선수, 즉 투수진의 에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10승투수의 연봉이 1백만달러 (약 13억5천만원) 선이라면 15승투수는 연봉 5백만달러 (약 67억5천만원) 를 보장받는다.

박은 이미 내년 연봉 2백30만달러로 계약이 돼있다.

따라서 내년 시즌이 끝난 뒤 평균연봉 5백만달러 이상으로 다년계약을 맺거나 2001년까지만 계약하고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2002년에 1천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연봉을 노려볼 수 있는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박의 15승을 기록으로 분석해 보면 지난해보다 방어율이 나빠진 대신 피홈런이 줄고 병살타를 많이 이끌어낸 것을 알 수 있다.

상대가 자신을 분석하고 지난해보다 나은 공격력을 보였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훨씬 나아졌다는 증거다.

한편 28일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박찬호는 6이닝동안 8안타로 숱한 고비를 맞았으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위기를 넘겼다.

1사 만루의 위기가 두번, 무사 1.2루, 1사 1.2루도 한차례씩이었다.

그러나 2회 1사 만루에선 삼진과 투수앞 땅볼로 처리했고 3회 1사 만루에선 5, 6번 타자를 삼진과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5회 1사 1.2루에선 4번 제로미 버니츠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넘겼다.

박은 1 - 0으로 앞선 6회초 3안타를 맞으며 1실점, 동점을 허용했으나 다저스는 6회말 우중월 2루타로 나간 트리니다드 허버드가 마크 그루질라넥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올렸다.

이태일 기자, LA지사 =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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