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으로 액면가의 40%를 밑돈 종목은 38개에 달했다. 이런 상태가 30일간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그 뒤 90일간 주가가 10일 연속, 그리고 누적 일수로 30일간 액면가의 40% 이상이 되지 못하면 시장에서 쫓겨난다. 올 들어 코스닥에서 등록 취소된 28개 종목 중 이런 요건에 따른 경우는 대백쇼핑 한 곳뿐이었다.
코스닥에서 최저 주가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이 된 곳은 하이콤 등 16개 종목이다. 이철재 코스닥위원회 등록심사부장은 "시장 여건이 더 나빠진 만큼 감자 등 자구책이 없으면 퇴출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이 20억원을 밑돈 코스닥 기업도 17개에 달했다. 보통주 시가총액이 10억원 미만인 상태가 지속되면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
거래량이 부족해 퇴출 위기에 놓인 종목들도 쏟아졌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거래량이 부족해도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지만 보통 대주주 등의 자전거래로 거래량 요건을 맞춰 넘어가곤 한다"고 말했다.
거래소 소속 벽산의 경우 전 분기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 수의 1% 미만이어서 지난달 1일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지난 한달 기준으로 이처럼 거래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종목(상장주식 수 기준)은 한국컴퓨터지주 등 71개나 됐다.
코스닥에서는 덴소풍성이 거래량 부족으로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 한마음저축은행은 이달에도 거래가 부진하면 퇴출된다. 이 밖에 한빛아이앤비 등 7곳은 거래 부진으로 이달 초 투자유의종목에 새로 지정될 예정이다. 최저 주가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이 된 대백상호저축은행 측은 "코스닥에 액면가 500원짜리 기업이 워낙 많다 보니 액면가 5000원인 상호저축은행 등 금융주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더 본다"고 밝혔다. 2년 연속 이익이 날 판인데 주가는 거꾸로만 가니 답답하다는 것이다.
최저 주가 기준이 액면가의 20%인 거래소에 비해 코스닥의 관련 기준(40%)이 너무 엄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코스닥은 다산다사(多産多死)의 고위험 고수익 시장인 만큼 성공하지 못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원활히 나가줘야 새로운 기업들이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