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경은 1970년대 이탈리아 남부의 한 가난한 마을. 여기 사는 미켈레는 친구들과 외딴 폐가에 놀러갔다가 여동생 안경을 잃어버려 혼자 폐가로 돌아가 안경을 찾으려 한다. 그러다 덮개로 덮힌 웅덩이를 발견한다. 덮개를 열어보니 담요 밖으로 툭 튀어나온 발 하나. 소스라치게 놀라 집으로 돌아오지만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가고 결국 다시 웅덩이를 찾는다.
하루, 또 하루 웅덩이를 찾으면서 미켈레는 새로운 사실을 하나씩 알게 된다. 그 발이 시체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의 것이라는 것,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자신과 동갑내기 어린이라는 것, 그리고 이 아이가 쇠사슬에 묶인 채 굶주리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미켈레는 먹을 것을 가져다주려다 웅덩이 근처 폐가 안의 냄비와 집의 냄비가 똑같아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집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자꾸만 생긴다. 밤마다 마을 어른들은 언성을 높이며 싸우고, 유독 TV 뉴스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다 미켈레는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다.
이탈리아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니콜로 아만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아임 낫 스케어드'라는 1인칭 제목처럼 줄곧 주인공 미켈레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관객은 미켈레가 밀밭을 헤치고 뛰어가는 첫 장면에서부터 마치 미켈레가 된 것처럼 그가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 기쁨이 오가는 감정의 기복을 그대로 경험한다. 12세 관람가.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