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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미래 위해 우주개발은 피할 수 없는 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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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호 01면

해리슨 슈미트가 1972년 12월 12일 달에서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그가 달에서 찍은 지구 사진의 제목은 ‘블루 마블(Blue Marble)’이다. [NASA 제공]

12명의 문워커 중 마지막으로 달에 도착한 우주인은 해리슨 슈미트(73사진)다. 하버드대 지질학 박사 출신인 슈미트는 문워커 중에서 유일한 과학자 출신이다. 슈미트는 72년 12월 아폴로 17호를 타고 달에 다녀온 뒤 77년부터 6년간 미국 상원의원(뉴멕시코·공화당)을 지내기도 했다. 슈미트 박사는 인터뷰에서 “달은 매우 편안했다. 마치 장대한 산속의 계곡에 있는 거대한 트램펄린 위에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위스콘신대(매디슨) 겸임 교수인 슈미트 박사를 22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SPECIAL REPORT 달을 밟은 12인 | 마지막 문워커 해리슨 슈미트 인터뷰

-20세기 미·소 간 우주 개발 경쟁에 이어 이제는 미국과 중국·인도 사이에 새로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미국이 의식하건 의식하지 못하건 새로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주요 경쟁 상대는 야심적인 중국이다. 미·중 경쟁이 활성화되면 전 세계 우주산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대만·일본을 포함, 국제 파트너들과 우주산업에서 협력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은 독자적으로 움직인다.”

-우주 경쟁이 격화되면 미국 내 여론은 우주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호의적이 될 것인가.
“여론의 향방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미 행정부가 우주 개발의 전략적 측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들이 우주 개발에서 활발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주 개발 주도권 확보에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려 있다.”

-우주 개발에서 전략적 고려가 산업적 고려보다 중요한가.
“우주 개발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의 목록은 길다. 전략적 고려가 꼭대기를 차지한다. 그래서 미국은 다시 달로 가야 하며 화성으로 가야 한다. 한편 달에는 지구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에너지 자원이 있다. 경제성이 확인된 헬륨3이다.”

-한국은 우주산업 분야에서 중견 국가(middle power)가 될 수 있을까.
“한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수십 년간 이룩한 성과로 판단하건대 만약 한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다.”

-달에 착륙한 우주인 중에서 유일한 과학자로 아는데 앞으로 보다 많은 과학자들이 우주인이 될 필요가 있는가.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우주 셔틀 프로젝트에서 우주인으로 참가했다. 특히 지질학자들이 달과 화성 탐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인류가 화성으로 가려면 단계를 거쳐야 하는가.
“우선 달에 가서 우주에서 작업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달에서 화성으로 갈 우주선에 필요한 원료를 조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운영상의 실험도 필요하다. 특히 화성에서는 지구와 교신할 수 없기에 독자적으로 기지를 운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주 개발보다는 빈곤 퇴치나 기후변화 대처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빈곤 퇴치를 위해서라도 달에 가야 한다. 빈곤 퇴치에는 에너지 공급이 필요한데 달에는 에너지 자원이 있다. 우주 개발은 지구의 모든 다른 문제들과 연결돼 있어 우주 개발은 피할 수 없다. 인류에게는 탐험을 희구하는 유전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주 개발을 한다고 해서 다른 문제를 다루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달 착륙 경험이 신념 체제에 영향을 줬는가.
“인류에 대한 내 관점, 인류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영향이 있었지만 내 신념 체제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다른 우주인의 신념 체제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인이 되려는 한국의 학생들은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최대한 폭넓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수학이 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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