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7일 한반도 62.2㎞ 종주한 ‘철인 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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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환경사업소 박도훈(45·사진) 팀장이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이 주최한 대한민국 종단 622㎞ 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완주에 성공했다. 박 팀장은 11~17일 무박 7일간 해남 땅끝마을~강원도 고성(통일전망대) 622㎞코스를 150시간 이내에 들어와야 성공하는 이 대회에서 147시간27분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이로써 그는 2007년 한반도 횡단 인천~강릉 간 308km 완주를 시작으로 2008년 부산 태종대~문산(통일전망대) 537km 종단에 이어 이번 종단까지 성공하면서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이 인정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마라톤 고수를 자칭하는 78명이 도전, 그 중 32명만이 완주에 성공한 힘든 레이스였다. 박 팀장이 세운 울트라마라톤 그랜드슬램은 전국적으로도 100명 밖에 되지 않는다. 울트라 러너 중에서도 최고수만이 도달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박 팀장은 레이스 중간 버스정류장에서 비를 피하거나 20~30분씩 ‘쪽잠’을 자며 버텼다. 식당에서는 주인의 허락을 얻어 그나마 편안한 잠을 잤다.

박 팀장은 “대회 참가 전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나중엔 응원을 해주기도 했다”며 “대회 내내 장맛비와 강한 뙤약볕, 수면부족으로 고생도 했지만 한 순간도 포기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달리기를 좋아해 100km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20번 정도 참가해 지구력을 키웠던 것이 이번 완주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그리스 평원 246km를 달리는 스파르타슬론 대회에 참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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