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MBC 미니시리즈 발탁 '톰보이' 박선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KBS드라마 '하얀민들레' 에서 가녀린 이미지로 진한 첫인상을 남긴 탤런트 박선영. 14일 시작하는 MBC미니시리즈 '내일을 향해 쏴라' 에서 꿈을 향해 돌진하는 가수지망생 '수연' 을 연기한다.

본래 스타일이 '청순형' 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그는 '수연' 처럼 외곬 성격도 아니란다.

"전 활달하고, 수다스럽고, 어찌보면 선머슴 같고 그래요. 나이트클럽보단 포장마차에서 소주 마시는 쪽을 좋아하죠. " 어려서부터 그랬다.

초등학교 시절엔 남자애들을 신주머니로 두들겨 팼던 기억. 고등학교 땐 스포츠 머리에 청바지, 헐렁한 남방차림으로 다닌데다 목소리까지 굵직해 남자로 오해한 여학생들의 프로포즈를 받기도 했다.

독서실에서 일어난 실화. 한 여중생이 다가왔다.

"오빠,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어요?" 어이 없어진 박선영 왈 - "너 어느 학교 몇 학년이니?" "개포중학교 3학년이요. " "음, 난 경기여고 2학년이야. " 아이는 얼굴이 빨개져 달아났다.

연기자가 된 것도 시원시원한 성격 덕택. 본래 공무원 지망생이던 그가 행정학과에 떨어지자 친구들이 서울예전 방송연예과 진학을 권했고, "에라 한 번 해보자" 고 한 게 오늘이 됐다.

96년 KBS 공채 출신인 그의 전속기간이 끝난 건 지난 5월. 이후 첫 출연작이 공교롭게 MBC 드라마가 됐다.

"공부 때문에 몇 달 쉬었고, 시기적으로 묘하게 KBS와 어긋났습니다.

미니시리즈 주연이라는 자리가 물론 탐나기도 했죠. " 스스로 '의리 있는 편' 이라고 강조한 박선영은 보다 다듬어진 모습으로 KBS에 돌아가겠다면서 요즘의 캐스팅 파문에 대한 생각을 조심스레 밝혔다.

"연기자 입장에선 좋은 배역에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일정 조정도 간단한 게 아니고. 이런 걸 약간만 관대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

강주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