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드라마 '하얀민들레' 에서 가녀린 이미지로 진한 첫인상을 남긴 탤런트 박선영. 14일 시작하는 MBC미니시리즈 '내일을 향해 쏴라' 에서 꿈을 향해 돌진하는 가수지망생 '수연' 을 연기한다.
본래 스타일이 '청순형' 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그는 '수연' 처럼 외곬 성격도 아니란다.
"전 활달하고, 수다스럽고, 어찌보면 선머슴 같고 그래요. 나이트클럽보단 포장마차에서 소주 마시는 쪽을 좋아하죠. " 어려서부터 그랬다.
초등학교 시절엔 남자애들을 신주머니로 두들겨 팼던 기억. 고등학교 땐 스포츠 머리에 청바지, 헐렁한 남방차림으로 다닌데다 목소리까지 굵직해 남자로 오해한 여학생들의 프로포즈를 받기도 했다.
독서실에서 일어난 실화. 한 여중생이 다가왔다.
"오빠,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어요?" 어이 없어진 박선영 왈 - "너 어느 학교 몇 학년이니?" "개포중학교 3학년이요. " "음, 난 경기여고 2학년이야. " 아이는 얼굴이 빨개져 달아났다.
연기자가 된 것도 시원시원한 성격 덕택. 본래 공무원 지망생이던 그가 행정학과에 떨어지자 친구들이 서울예전 방송연예과 진학을 권했고, "에라 한 번 해보자" 고 한 게 오늘이 됐다.
96년 KBS 공채 출신인 그의 전속기간이 끝난 건 지난 5월. 이후 첫 출연작이 공교롭게 MBC 드라마가 됐다.
"공부 때문에 몇 달 쉬었고, 시기적으로 묘하게 KBS와 어긋났습니다.
미니시리즈 주연이라는 자리가 물론 탐나기도 했죠. " 스스로 '의리 있는 편' 이라고 강조한 박선영은 보다 다듬어진 모습으로 KBS에 돌아가겠다면서 요즘의 캐스팅 파문에 대한 생각을 조심스레 밝혔다.
"연기자 입장에선 좋은 배역에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일정 조정도 간단한 게 아니고. 이런 걸 약간만 관대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
강주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