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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북한 발사체 판정 아리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한 '인공위성 미스터리' 를 판정해 줄 미국 정부의 공식 브리핑 내용이 시원치 않다.

딱부러지게 '위성이다, 아니다' 를 설명하지 않고 "궤도에서 새로운 비행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는 수준이다.

궁금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외교적 고려와 정보관리를 위한 신중함이 깔려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진짜 발견되지 않은 상황 = 궤도상 물체 포착이 실제 불가능하며 방대한 관련자료를 채 정리하지 못해 신중을 기한다는 쪽. 그러나 미 국무부는 북한의 발사체가 매우 작더라도 궤도상에서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북한 발사체가 위성일 경우 57년 스푸트니크1호 수준의 농구공 크기로 추정됐다.

미 우주사령부는 이보다 더 작은 물체도 확인한다는 게 미측 주장. 우리 당국자도 "미국은 궤도상의 골프공 크기까지 포착 가능하다" 고 했다.

결국 미측이 남겨놓은 유일한 '위성 가능성' 은 북한 위성이 궤도를 떠나 '우주 미아' 가 됐을 상황. 5천~6천개의 폐기위성, 폐로켓 부품이 떠다니는 '우주 쓰레기' 속에 처박혔다면 자료추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

◇ 북한 고려.일본 의식설 = 동북아 안정이 최우선인 미측이 북한의 '도발' 을 더이상 촉발시키지 않으려고 미사일인지 민간위성인지 모호하게 남겨둘 수 있다는 것. 최근 뉴욕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양측이 미사일회담.4자회담 재개에 합의하고 미국이 테러국지정 해제, 잉여 밀 지원 등 선물을 주려는 '유화적 국면' 이 주목된다.

또한 위성임을 확인하면 일본이 북한의 '대륙간 탄도탄' 기술 확보를 명분으로 전략적 재무장을 시도할 수 있다는 시각. 이는 바로 중국의 '반발' 로 이어진다.

◇ 미 정보탐지 능력 관련 = 파키스탄 핵실험을 놓친 데 이어 수단 테러기지 오폭 (誤爆) 의혹으로 곤궁에 처한 미 정보당국이 비난을 면하려고 '위성' 확인을 기피한다는 시각. 위성확인 때는 방대한 각종 데이터.정보능력의 '구멍' 을 속속들이 고백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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