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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2중대? 보수·진보 아우를 혼성 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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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다음 달 30일 치러지는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 민주당은 1993년 자민당 분열 당시 자민당을 떠난 사람들이 주축이 돼 만든 정당이다. 차기 총리가 유력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를 비롯해 5월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되면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와 간 나오토(管直人) 대표대행,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 등 민주당 지도부 대부분이 자민당 출신이다. 이 때문에 ‘자민당 2중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당 전체로 보면 민주당은 이념과 성향이 각기 다른 다양한 그룹의 집합체다. 간 대표대행과 하토야마 대표가 96년 세운 구 민주당이 모체다.

이듬해 사민당(구 사회당) 출신들을 영입했다. 98년 지금의 민주당으로 출범한 뒤에도 구 신진당 출신들이 합류했다. 2003년에는 오자와 대표대행이 이끄는 자유당과 통합했다. 친노조 성향의 구 사회당과 가와바타 다쓰오(川端達夫) 부대표가 이끄는 구 민사당계,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부대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간사장대리가 주축이 되는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 출신의 젊은 정치그룹까지 다양하다. 자민당 출신의 보수파와 사민당 출신의 친노동계 등의 혼성부대인 셈이다.

지금의 민주당을 만든 인물은 오자와다. 출범 당시부터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민주당은 2001년 자민당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정권에 밀리면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하토야마는 자유당 당수였던 오자와를 당에 끌어들였다.

93년 자민당을 탈당한 오자와는 호소카와(細川) 연립정권을 탄생시켜 ‘정계개편의 설계자’로 능력이 검증된 상태였다. 2006년 당 대표에 오른 오자와는 ‘선거의 귀재’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듬해 참의원 선거를 대승으로 이끌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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