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는 어느새 가을 한복판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화장품 광고를 중심으로 TV CF가 가을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다.

대홍기획이 제작한 '나드리 사이버 21 립싸인' 광고는 긴 머리를 한 탤런트 최진실이 단풍나무 숲속 벤치에 앉은 모습으로 시작된다.

카메라가 '줌 아웃' 되자 이번엔 곧바로 그 옆자리에 청순한 이미지의 또 다른 최진실이 등장한다.

'두명의 최진실' 을 통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여인의 매력을 강조한 작품이다.

서울영등포 스튜디오에서 촬영에 임한 대홍 관계자들은 무더위가 한창인 여름철에 제작에 들어간 탓에 브라운톤 가을 배경과 낙엽을 구할 수 없어 애를 먹다가 3번 이상 배경을 뜯어고치는 고역 끝에 실감나는 장면을 만들었다고. '한불화장품 이네이처 연못 편' (제일보젤 제작) 도 가을 냄새가 짙게 묻어 있다.

이 광고는 단풍잎이 투영된 조그만 연못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장면이 전편에 이어진다.

여기에 어릴 적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동요 '나뭇잎배' 피아노 반주가 이어지면서 '당신을 위한 자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라는 카피가 잔잔히 흐른다.

특히 화장품 광고에는 여성모델이 등장하게 마련이던 불문율을 깨고 화장품 자체를 '모델' 로 기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LG텔레콤 '고향가는 길' 편은 벌써부터 추석 귀향길 화면을 담았다.

고향길 차안에서 즐거워하는 김승주.이미연 부부와 아기가 등장하는 이 광고는 할머니에게 "함미…아퍼?" 라며 재롱을 떠는 손자의 연기가 압권.

수십명의 모델을 제치고 '슈퍼아기모델로' 로 뽑힌 세살박이 기민혁군은 촬영 이틀째까지도 대사를 제대로 소화 못해 제작진의 애를 태우다가 추가 촬영 직전 '완벽한 연기' 를 보여줌으로써 박수를 받았다는 후문.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