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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정국 이회창총재 측근 전진배치 전면전 결의다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새 당직인선엔 사정 (司正) 정국에 임하는 이회창 (李會昌) 총재의 결기가 묻어난다.

전면전을 치르고라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검찰 소환을 앞둔 서상목의원의 정책위의장 임명이 특히 그렇다.

당내에서조차 '의외' 라는 반응이 적잖았고 '무리수가 아니냐' 는 우려도 나왔다.

이신행 (李信行) 의원에 이어 그에게까지 당차원의 보호막을 씌웠다가 혐의가 드러날 경우 어떻게 국민을 납득시킬 것이냐는 걱정이다.

하지만 李총재 주변의 해석은 반대다.

상당히 공격적이다.

"이대로 여권의 공세에 계속 끌려가다간 무너진다" 며 필사즉생 (必死卽生) 을 얘기하고 있다.

李총재 측근들은 李총재가 전당대회 당일밤 徐의원 소환예정 소식을 전해듣고 곧바로 그의 중임을 결심했을 것으로 본다.

특유의 '강기 (剛氣)' 가 발휘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李총재는 1일 오후 김윤환 (金潤煥) 전부총재와 인선을 협의하며 徐의원 문제를 포함한 구상을 얘기했고 金전부총재는 "뜻대로 하시라" 고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진다.

李총재는 2일 아침 출근길의 徐의원에게 핸드폰으로 결심내용을 전달했다.

"힘 내서 잘해보자" 며 강한 톤의 격려를 했다는 徐의원의 전언이다.

李총재는 작금의 위축된 분위기를 徐의원 사건에 대한 버티기로 반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듯하다.

측근 참모는 "기업으로부터 대선자금을 조성한 건 여야가 다 마찬가진데, 대통령에 당선되면 무죄고 낙선하면 유죄란 말이냐" 며 형평성 문제를 집중 제기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徐의원의 정책위의장 임명으로 검찰과의 정면대결은 피할 길이 없어졌다.

배수진을 치듯 절충의 여지를 스스로 없앤 셈이다.

안상수 (安商守) 대변인의 임명도 같은 맥락에서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강성 (强性)' 이란 점, 그리고 법을 아는 검사출신이어서 효율적으로 상황 대응논리를 갖출 것이란 점이 중시됐다고 한다.

어쨌거나 李총재는 충성파 직계로 채워 확실한 당 장악 의지를 보인 셈이다.

곧 있을 부총재단 인선에서는 계파안배가 이뤄지리란 李총재측 설명이다.

강력한 지도체제와 화합을 함께 고려할 것이란 얘기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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