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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 칠면조, 랍스터 … 맥도날드 승승장구는 ‘현지 맞춤형’ 마케팅 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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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 “맥도날드가 불황 속에 선전하고 있는 것은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해외에서 꾸준히 현지화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보도했다.


맥도날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9억795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30개 다우존스지수 종목 가운데 28곳이 지난해 주가가 떨어졌지만 맥도날드는 주가가 올랐다. 포춘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미국에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해외 매출은 올해도 6% 이상 늘고 있다. 1990년대 전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하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60%를 넘겼다.

이는 세계 각국의 문화와 식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게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 개발이다. 중동에서는 아랍인들이 좋아하는 닭고기와 아랍식 빵을 곁들인 ‘맥아라비아’(McArabia)를 팔고 있고, 그리스 등에서는 현지 빵인 ‘피타’로 감싼 ‘그릭 맥’(Greek Mac)을 선보였다.

쇠고기를 먹지 않는 인도인을 위해서는 양고기·닭고기를 사용한 ‘맥커리’(McCurry)를 개발했다.

그 나라에서 많이 나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노르웨이의 ‘연어버거’(McLaks), 캐나다의 ‘맥랍스터’(McLobster) 등이 대표적이다. 칠면조를 넣은 이스라엘의 ‘맥샤와라’(McShawara) 등도 그 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화 메뉴다. 독일에서는 음료수로 맥주가 제공되고, 한국에서는 오곡셰이크를 팔고 있다.

현지인의 문화적 자존심을 세워주는 것도 주요 마케팅 전략이다. 프랑스에선 맥도날드의 상징인 ‘로널드’ 대신 프랑스 만화의 주인공 ‘아스테릭스’로 캐릭터를 바꾸었다. 또 일본에서는 ‘R’ 발음이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 ‘로널드’ 대신 ‘도널드’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인도네시아에선 건물 주변을 이슬람을 상징하는 녹색으로 치장하고, 매장 안에서는 이슬람 노래를 튼다.

소비자의 욕구에 발 빠르게 대처한 것도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맥도날드가 ‘24시간 영업 전략’을 들고 나온 뒤 미국 매장에서의 아침 판매량은 하루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누가 아침에 햄버거를…’이라고 생각했던 패스트푸드 업계의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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