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성장기에 더 중요하다는데 A.척추 휘면 성장판 자극 제대로 안 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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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호 12면

바른 자세가 정말 키도 크게 하고 집중력도 좋게 만들어 줄까. 그렇다면 어떤 원리일까. 자고 나면 1㎝씩 크곤 한다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왜 자세가 더욱 중요한지 알아봤다.

바른 자세에 대한 궁금증 풀어보기

Q.자세가 바르거나 나쁘다는 의미는.
A.척추는 작은 뼈들이 고리처럼 이어져 있다. 뇌의 무게를 지탱하면서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진화된 척추 모양은 옆에서 봤을 때 S자, 앞에서 보면 일자다. 자세가 바르다는 건 앉거나 서있거나 누워 있을 때의 상황에 따라 이러한 S자와 일자 모양을 최대한 살린 상태를 말한다. 반대로 자세가 나쁘다는 건 이 균형이 무너진 상태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뒤로 깊숙이 넣고 허리를 곧게 펴 등받이에 기대면 바른 자세가 된다. 등받이 부분이 직선이거나 허리 굴곡과 맞지 않으면 쿠션이나 타월 만 것을 받치면 좋다. 목을 빼지 않고 턱을 안쪽으로 당기는 것도 ‘일자목 증후군’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Q.바른 자세가 성장기에 더 중요한 이유는.
A.성장기란 초등학교 3~4학년부터 여자 아이들은 대개 초경을 시작한 지 2~3년 후인 중학교, 남자 아이는 고등학교 때까지를 말한다. 몸이 쑥쑥 자라는 이때 몸의 중심을 이루는 척추가 어긋난 방향으로 자라면 어른이 됐을 때 다양한 척추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또 척추가 휘면 키도 작아 보인다. 성인도 자세 교정만으로 2~3㎝ 정도의 ‘숨겨진’ 키를 찾을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성장기에 척추가 휘면 더 자랄 수 있는 여지까지 잃기 쉽다. 골반 아랫부분의 뼈까지 균형을 잃게 되면서 관절과 연결된 부분의 성장판들이 자극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쁜 자세는 성적도 떨어뜨릴 수 있다. 한쪽 턱을 괴고 엎드리는 등 잘못된 자세로 한참 동안 책상에 앉아 있다 보면, 허리가 아프고 목과 어깨가 결리는 것은 물론 몸을 자꾸 틀게 돼 학습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등을 구부리거나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뒤로 기대는 자세는 뇌로 향하는 혈류를 방해해 집중력을 더욱 떨어뜨린다.

Q.자세가 바르더라도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던데.
A.원래 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더 부담된다. 무릎을 약간 구부린 채 편안히 누워 있을 때 허리가 느끼는 부담이 30이라면 서 있을 때가 80이다. 그런데 앉아 있을 때는 아무리 바른 자세라 해도 이 부담이 100이 된다. 몸을 구부리면 부담은 또 커진다. 앉아서 몸을 구부릴 때 허리가 느끼는 압력은 120이다. 편히 누운 자세의 네 배나 된다. 따라서 책상에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한다면 50분에 한 번 정도는 일어나 몸을 풀어주는 게 좋다.

Q.이미 척추가 휜 경우에도 바른 자세가 도움이 될까.
A.아동·청소년기에 척추와 관련해 병원을 가장 많이 찾게 하는 질환이 척추측만증이다. 척추를 몸의 앞이나 뒤에서 봤을 때 C자 또는 S자로 10도 이상 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발병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특발성’이 많아, 심하면 수술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그러나 10도 안팎의 경증일 때는 자세를 바로 하고 적절한 스트레칭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만으로도 상태가 많이 좋아질 수 있다. 나쁜 자세는 척추를 더 많이, 더 빨리 휘게 한다. 척추가 거북이 등처럼 앞으로 굽는 후만증이나 뒤로 휘어지는 전만증도 마찬가지다.

Q.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좋은 책상이나 의자는.
A.우선 앉은 키에 맞는 높이가 중요하다. 책상은 팔꿈치가 직각이 되도록 올려놓을 때 어깨가 들려 올라가거나 축 늘어지지 않고 편한 게 적당하다. 의자는 무릎이 직각인 상태에서 발이 바닥에 편하게 닿을 정도의 높이여야 한다. 또 바퀴가 없고 회전되지 않는 고정형 의자가 자세를 유지하는 데 바람직하다.



도움말=서승우(구로병원 척추측만증연구소장) 고려대 의대 교수, 유한욱(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장) 울산대 의대 교수, 전영순(지안메디포츠 원장) 대한재활의학과개원의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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