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모델 도신우(50·본명 조인상·사진)씨가 17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일어난 폭탄 폭발 현장에 있었다. 그는 팔과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폭발은 현지시간 오전 7시45분쯤 이 호텔과 이웃의 J W 매리어트 호텔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
외신들은 두 호텔에서 외국인 투숙객 등 9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희생자들의 국적을 포함한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외교부는 “두 호텔에는 도씨를 포함해 한국인 약 50명이 있었으나 도씨만 상처를 입었을 뿐 다른 사람들은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리츠칼튼과 매리어트호텔에서 17일 폭발물이 터져 9명이 사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정보요원과 경찰이 리츠칼튼 호텔에서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자카르타 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경찰은 리츠칼튼 호텔에서는 3층 식당에서, 매리어트 호텔에서는 1층 커피숍 바로 아래의 주차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매리어트 호텔 1808호에서 시한폭탄이 발견됨에 따라 이 방에 묵었던 투숙객을 추적 중이다. 이 폭탄은 폭발물 전문가가 해체했다.
도씨가 묵었던 리츠칼튼 호텔에는 19일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단이 투숙할 예정이었다. 이 팀은 ‘아시아 투어’ 차원에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서 친선 경기를 한 뒤 22일 한국에 올 계획이었으나 이날 인도네시아 방문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한국 방문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생겼다.
호주·영국 정부는 자국 국민들에게 “당분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인도네시아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2002년의 발리 폭발 희생자 202명 중 88명이 호주인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자카르타 호텔 폭발은) 테러의 위협이 곳곳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자카르타 매리어트 호텔 및 리츠칼튼 호텔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규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