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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하려면 ‘여성의 힘’ 꼭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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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에너지 절약을 통한 녹색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되고 있다. 여성은 사회와 가정에서 에너지 소비의 주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여성이 주도하는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여성단체들이 모여 ‘G(Green)-Korea’ 운동을 결의하고 실천에 나섰다. 이러한 운동을 주도하는 녹색성장 실천단이 1만 명 정도 규모로 구성되고 있는데, 이들을 관리하고 운동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사람들이 ‘WE(Woman and Environment) Green 매니저’들이다. G-Korea 여성협의회 중 하나인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가 WE Green 매니저 운영사업을 주관한다.

WE Green 매니저들은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게 되는데 재원은 정부 지원 등을 통해 마련된다. 그 때문에 우선 WE Green 매니저 운영사업은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취약계층 여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WE Green 매니저들은 생활 속에서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녹색생활문화를 전파하게 된다. 또 지역 곳곳에서 취업을 원하는 여성들이 직업교육훈련을 받고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처하거나 폭력·장애 등으로 피해를 보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일도 하게 된다.

가사 돌봄 도우미, 문화유적지 안내원, 숲 가꾸기 도우미 등과 같이 WE Green 매니저도 정부가 지원하는 단기적인 사회적 일자리로 시작한다. 현재는 매니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고 있는 단계다. 이 제도는 잘 발전하면 여성들을 위한 새로운 직종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과제들을 스스로 개발하고 이행하며 지역 커뮤니티를 이용해 이러한 작업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에서 여성들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성 맞춤형 직종이 될 수 있다. 가사·육아 등의 문제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보다 쉽게 접근해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G-Korea 운동을 통해 여성들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을 함부로 사용해 환경을 파괴하는 일을 계속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치러야 할 경제·사회적 손실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9위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서 에너지 소비가 가장 급속하게 증가하는 나라다. 2013년이면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이 되어 일정량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고 공장 가동을 모두 중단하거나 가정에서 전기나 가스를 쓰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성장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도모하는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인 것이다.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일이다. 이러한 일들은 정부나 산업계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생활습관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일상에서 저이산화탄소를 생활화하는 것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가정 영역을 주로 담당하는 여성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