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탄탄한 구성의 정통 법정물 '레인메이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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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여름 한철, 스펙터클한 화면과 쿵쾅거리는 사운드에 식상한 관객들에게 '레인메이커' 는 대중소설을 읽는 듯한 안락함을 준다.

그만큼 전통적인 드라마 작법을 충실히 따른다.

법정 스릴러쪽에서 베스트셀러를 양산하는 존 그리샴이 원작자인 만큼 스토리의 견실성은 보장된 셈. 게다가 프랜시스 포드 코플라 감독은, 비록 젊은 시절의 얘기이긴 하지만 '대부' '지옥의 묵시록' 등 문제작들을 통해 기본 자질은 검증된 베테랑이 아닌가.

신출내기 변호사 (멧 데이먼)가 악랄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거대 보험회사를 상대해 결국 승소한다는 줄거리는, 선한 의지를 가진 개인에 의해 사회의 부패가 방지된다고 믿는 미국식 낙관주의, 영화 쪽에서 보자면 30, 40년대 프랑크 카프라 감독의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등에서 보여진 인민주의 (populism) 의 계보를 잇는다고 볼 수 있다.

보험회사를 대변하는 야비한 변호사역의 존 보이트나 변호사 보조원으로 일하는 대니 드비토 등의 연기를 보는 맛도 즐겁다.

그러나 한대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중심에 있엇던 코플라 감독의 광휘는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29일 개봉.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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