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까다로운 공사는 우리 몫” 국내외서 뛰어난 기술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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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은 IMF 외환위기 이후 주력시장인 동남아 시장의 붕괴로 해외 사업이 주춤하다 2006년 ‘건설명가의 부활’을 선언하고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2006년 인도 고속도로 4개 공구 동시 수주, 싱가포르 오션프런트 아파트, 인도네시아 플라자 인도네시아 확장공사 등 대형 공사를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52도 기울어진 두 건물이 지상 70m에서 만나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골조공사를 끝냈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공사다.

이후 싱가포르에서만 2007년 해외건설 4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건축 공사인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6억8600만 달러), 국내 건설사가 2008년 해외에서 수주한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인 마리나 해안고속도로 482공구(6억3300만 달러), 올해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한 철도 · 지하철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인 도심지하철 DTL921 공구(5억5300만 달러) 등 초대형 공사를 연달아 수주했다. 극심한 유가 변동과 세계적인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플랜트 등 전체적인 발주 물량 증가는 주춤하고 있지만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고급 건축물 및 토목사업 등의 발주는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상상을 현실화하는 고난이도의 최고급 건축물과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어려운 설계의 고급 토목사업 등은 기술력이 있는 소수의 회사에만 수주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쌍용건설은 기존 지하철 15cm 아래에 새로운 지하철 노선을 시공한 서울지하철 913공구와 피사의 사탑보다 10배 가량 더 기울어진 52도 각도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시공하는 등 국내외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다. 또 주어진 설계보다 뛰어난 최적 공법을 제공하는 설계 능력과 짧은 기간에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창출하는 밸류엔지니어링(VE) 능력을 강화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현재 시공 중인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세계적인 영국계 구조설계회사 아룹사의 관계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짓기 어려운 프로젝트”라고 말할 정도로 까다로운 기술력이 요구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관문을 상징하도록 설계된 이 호텔은 52도 기울어진 경사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개의 건물이 23층(지상 70m)에서 만나기까지 동편의 기울어진 건물의 골조공사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이다.

쌍용건설은 600mm 두께의 내력벽에 포스트 텐션을 설치해 내부에서 와이어를 인장, 건물의 기울어짐을 방지하는 방법을 채택해 가설 공사의 양을 대폭 줄여 구조물의 방해 없이 공사를 수행했다. 건물 골조에 수많은 센서를 설치해 시공 중 발생하는 건물의 기울어짐과 변형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첨단 공법이 적용된다.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은 “고급 건축물은 희소성이 있고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다”며 “쌍용건설은 주특기를 내세워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913공구는 서초구 반포동 세화여중·고교~고속버스터미널 간 총 1780m 구간에 정거장 2개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 구간에는 신세계백화점, 메리어트호텔·센트럴시티·고속터미널 등 대형 건물과 도로 주변 상가가 밀집해 있어 기존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의 하부에 지하철 역사를 건설하는 고난도 공사였다.

이곳 지하 정거장은 3호선, 7호선, 9호선이 환승하는 곳으로 개착공법이나 실드공법과 같은 일반적인 터널공법을 적용할 수 없어 쌍용건설은 TRcM 공법(Tubular Roof construction Method)과 CAM 공법(Cellular Arch Method)을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병행해 공사를 수행했다.

특히 이 현장은 기존 3호선 밑 15cm 아래로 공사 구간이 관통하는 국내 지하철 건설 역사상 최대 난공사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턴키공사로 진행하는 어려운 구간이다. 베네치아 정거장에 적용한 선진 공법인 CAM 공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하면서 현장 여건에 맞게 TRcM 공법을 병행해 세계 최초로 2개 공법을 접목해 시공하게 됐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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