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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시세읽기] 중국건축의 IPO 추진으로 지수 3100P 붕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건축공정총공사(이하 중국건축)가 다음주 수요일 IPO를 통해 405억 위안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수급악화 우려로 지수 3100P가 붕괴됐습니다. 동방항공과 상하이항공은 구체적인 합병 계획이 나왔고, 원자바오 총리가 “기존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주식시장에 새로운 호재가 되지 못했습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33.38P(-1.07%) 하락한 3080.56P, 선전거래지수는 45.46P(-0.36%) 떨어진 12,660.54P로 마감했습니다.

수급불안으로 대형주보다는 선조정을 받았던 테마주들이 틈새시장에 주도주로 부상했습니다.지능형발전망, 전력설비, 항공, 철도건설, 제약, 지역경제활성화 테마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답니다. 반면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금, 비철금속, 에너지가 하락률 상위를 기록했고, 은행, 철강, 부동산 등도 떨어졌습니다.

투자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땐 투자격언을 참조하라!

증시 투자격언 중에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아라!”,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다”,“수급이 재료에 우선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중국증시를 투자하실 때 한번 새겨둬야 할 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아라!” 이 격언 경제상황이나 대내외적인 요인을 먼저 파악한 다음, 투자전략을 마련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중국정부가 왜 작년 10월 28일 1664P까지 빠졌던 주가를 3140P(7월 10일)까지 끌어 올렸는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자본시장의 기본금기원칙을 깨면서 증시에 직간접 관여를 한 이유는 3가지입니다.

1)중산층의 소비활성화. 2007년 신규 증권계좌 수는 6057만개로 펀드가입자, 중복 계좌를 제외한 3000만 중산층이 주가 하락으로 6년치 소득인 17.6만 위안의 자산 손실을 입었습니다. 지수 3000P 위에선 원금회복으로 중산층의 소비가 되살아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손쉬운 자본조달 창구. 얼마 전 중국정부는 주식시장의 활황을 틈타 채권시장을 소리 없이 개혁시켰습니다. 채권시장은 국고채나 금융채만 거래되는 시장이 아니라, 회사채와 지방채도 거래될 수 있게 됐답니다. 저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증시로 자금이 몰리면서 싼 이자를 주고 손쉽게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게 돼, 중국의 지방정부는 부동산이나 은행대출을 하지 않더라도 막대한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3)기업의 자금조달. 33개 기업의 IPO, 비유통주 해제물량, 차스닥시장의 개설, 유상증자 등이 가능해 짐에 따라 하반기 산업구조조정이 가능해 졌습니다.

결국 조금 비약시켜 말하면 주식시장을 현금지급기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다”는 실적 뒷받침 없이 단순히 재료로 급등한 주가는 다시 크게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의 PER이 연초 13배에서 현재 28배까지 급등하면서 역사적으로 볼 때도 추가 상승이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지수 3100P 위에선 “실적호전+유동성”이 뒷받침 되야 하지만, 아직 2009년 상장기업 순이익증가율은 10%, 2010년은 14%에 불과하답니다.

“수급이 재료에 우선한다”는 말은 제아무리 실적공시, 호재가 많아도 팔고자 하는 세력이 많다면 블루칩이라도 천덕꾸러기일 수 밖에 없다. 상반기 신규대출 7.37조 위안(1400조원) 중에 20~30%가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주가 상승랠리를 부추겼습니다. 하반기엔 통화정책 변경이 불가피한데다, 본격적인 IPO 청약이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에 유동성장세가 훼손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투자자들 사이에선 “신주 불패”의 신화가 강하게 각인돼 있답니다. 지난 주 금요일엔 6월말부터 7월초 기업공개를 마치고 상장된 IPO 종목이 상장 첫날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구이린 산진약업(002275)은 공모가 대비 64% 급등했고, 저장 완마케이블(002276)은 공모가보다 무려 2배나 올랐습니다. 신주불패의 신화가 다시 살아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건축이 IPO 예정인 A주는 120억주로 최근 기업공모를 단행한 구이린 산진약업, 저장 완마케이블의 5천만 주에 비해 2400배 규모입니다. 소형주 청약에 무려 85조원이 몰렸다면 중국건축은 최소 400조원~최대 1000조원 규모의 고객예탁금이 빠져나갈 것입니다. 중국건축이 상장되면 공상은행에 이어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부상할 블루칩이기 때문에 청약경쟁은 뜨거워 질 것임은 자명해 보입니다.

'자신은 먼저 빠져 나올 수 있다는 자만'이 주가버블을 만드는 법입니다. 주가 고점을 정확히 판단 내릴 수는 없지만,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주가는 이미 8부 능선에 올라와 있다는 것입니다. 단기 투자자라면 차익실현이 바람직한 시점이고, 장기 투자자는 수급악재로 주가조정에 빠질 경우 적립식 펀드를 가입하는 전력이 바람직합니다.

홍콩 증시 - 블루칩 약세로 하락

지난 주 미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 금일 주변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이며 홍콩 항셍지수도 하락 마감했습니다. 중국 통화긴축 우려로 은행주와 부동산주가 부진했고 국제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석화, 에너지주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홍콩 항셍지수는 453.79P(-2.56%) 하락한 17,254.63P, 국유기업지수(H주)는 295.17P(-2.79%) 하락한 10,279.25P, 레드칩지수는 107.66P(-2.93%) 하락한 3,572.03P로 장을 마쳤습니다.

홍콩 노동복지부(Labour and Welfare Bureau) 장관 장잰중(張建宗)이 과거 15개월간 홍콩정부가 “금융을 안정시키고 기업을 유지하며 취업을 보장”하기 위해 870억 HKD를 투입한 결과 취업자수가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지만 증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상하이항공과의 인수합병안이 확정되며 거래가 재개된 동방항공은 5.07% 상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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