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스타 ⑭ 배우 예지원 『사랑활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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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마음에 드는 책은 몇 번이고 반복해 본다는 예지원씨는 “사실 순정만화 광팬”이라고 털어놨다. 화보 촬영 중 잠시 짬을 내 추천서인 『사랑활용법』을 펼쳐들었다. [예지원 제공]

저는 지금 경남 통영의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하하하(夏夏夏)’ 촬영 때문이죠. ‘생활의 발견’ 이후 7년 만에 홍감독님 영화를 다시 찍어요. 긴장도 되고, 흥분도 되네요. 두 남자가 술자리에서 통영 다녀온 얘기를 털어놓는 얘긴데요, 아시잖아요? 홍감독님 스타일. 저도 촬영장 내려오기 전에 영화평론가(유준상)의 스튜어디스 애인 역이라는 것 밖에 몰랐답니다. 매일 아침 대본이 나오고 현장성을 중시하는 감독님 스타일대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달 초 여기 내려 오기 직전까지 배가 좀 아팠어요. 아시겠지만, SBS ‘골드미스가 간다(이하 ‘골미다’)’에 함께 출연했던 장윤정·노홍철 커플때문이지요. 얼마나 부러운지, 둘이 닭살이라 이 노처녀의 가슴에 불을 붙이고 있어요.

제가 오늘 추천할 책은 우애령 작가의 『사랑활용법-너와 나를 보는 다섯 가지 창문』(하늘재)이에요. 홍감독님 영화나, ‘골미다’나 전부 사랑얘기죠. 사실 잘 알면서도 모르는 게 사랑, 흔한 듯 하면서도 흔치 않은 게 사랑이잖아요.

『사랑활용법』은 연애와 결혼, 사랑에 대한 일종의 지침서예요. 사랑이 뭔지, 어떻게 하면 잘 사랑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죠. 평생 사랑을 원하지만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현대인에게는 필독서라고도 할 수 있죠. 서너번쯤 반복해 읽었어요. 제가 밑줄친 구절을 보면서 역으로 제 심리상태를 자가진단하기도 한답니다.

사실 저는 만화, 그것도 순정만화를 수십권씩 쌓아놓고 보는 광팬인데요. 순정만화들이 아찔한 사랑얘기를 쏟아내기는 해도 그게 전부 현실에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이 책은 그저 그런 판타지가 아니라, 또 여우짓을 해서 애인을 사로잡자는 연애처세술을 넘어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진정한 성찰을 하게 만든답니다. 배우를 하고 있고,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그렇게 무수한 사랑을 해도, 자연인 예지원에게 사랑은 참 쉽지 않은 문제더라구요.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나를 좋아하고 인정하고 사랑해 줄 첫번째 사람은 바로 나”라는 구절이예요. 남이 나를 좋아해야 비로소 내가 좋아지고, 남이 나를 싫어하면 스스로 미워지곤 했던 저를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었죠.

쉽게 풀어쓴, 대학에서도 안 가르쳐주는 ‘사랑학’, 또는 인간관계에 대한 심리학책이라고도 할 수 있죠. 결론은 ‘사랑은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 우애령 작가는 영화 ‘여자, 정혜’의 원작자이자 카운셀러이고요, 작가의 딸인 북디자이너 엄유진씨가 일러스트를 그렸네요.

정리=양성희 기자

◆‘책 읽는 스타’가 책 100권을 보내드립니다. 캠페인 전용사이트(joins.yes24.com)에 사연을 올려주시면 이 중 매주 한 곳을 골라 책을 증정합니다. 이번 주에는 “소외받는 여성들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서울시 여성보호센터를 위해 신청한 자원봉사자 장정화씨에게 책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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