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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현장 구조중 중상 119대원 끝내 숨진뒤 안구 기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지난 1일 지리산 호우피해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작업을 벌이다 중상을 입고 치료중이던 경남 사천소방서 119구조대 이내원 (李來遠.35.지방소방위) 구조계장이 14일 새벽 자신의 안구를 기증한 채 끝내 숨졌다.

그동안 경상대 병원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있던 李계장은 이날 오전 2시15분쯤 갑자기 심장박동이 약해지고 혈압이 떨어지면서 의 (義) 로운 생을 마감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이날 오전 2시50분쯤 이식이 가능한 안구절개 수술을 마쳤다.

동생 철원 (哲遠.33) 씨는 "긴급 구조현장을 자주 접하는 형님이 평소 사고로 숨질 경우 장기를 기증해 달라고 얘기하곤 했다" 고 말했다.

李계장이 지리산 호우참사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 1일 오후 6시쯤. 지리산 대원사 계곡 하류인 경남하동군옥종면북방리 원외숲 앞 덕천강에서 동료들과 구조작업을 벌이던 李계장은 3명이 탄 채 급류에 떠내려가는 프라이드 승용차를 발견, 이정근 (李政根.46.지방소방장) 반장과 함께 몸에 밧줄을 묶고 급류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날 오전 2시부터 동료들과 구조활동을 시작, 야영객 19명을 구한 뒤여서 체력이 달린 탓에 승용차를 불과 10여m 쯤 앞두고 급류에 휘말렸다.

동료들에 의해 곧바로 구조됐으나 李반장은 이날 오후 10시30분쯤 숨지고 李계장은 그동안 뇌사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왔었다.

한편 사천소방서는 李계장에 대해 1계급 특진, 지방소방경으로 추서하고 16일 소방서장으로 영결식을 치를 계획이다.

진주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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