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 의회 선거 여당 참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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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공명당이 도쿄도 의회 선거에 참패하면서 일본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중의원 선거의 ‘최종 전초전’으로 12일 치러진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도쿄도 의회에서 1당이 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지지(時事)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개표가 시작되자 민주당 당선자가 속출하면서 이날 오후 11시 40분 현재 민주당은 전체 127석 가운데 52석을 확보하면서 1당을 확정지었다. 공동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각각 36석과 22석을 얻었다. 출구조사에서도 민주당이 최소 50~57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지통신은 “자민당 정권에 대한 불만이 분출하면서 투표율이 2005년 선거 때보다 5.5%포인트 상승해 민주당 승리를 뒷받침했다”고 전했다.

이날 선거의 초점은 연립여당인 자민당·공명당이 과반수 의석(64석)을 유지할지 여부였다. 기존 의석은 자민당 48석, 공명당 22석을 합쳐 연립여당이 70석에 달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34석에 그쳐 도쿄도 의회에서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1당이 된 것은 연립여당의 참패를 의미한다.

이로써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의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론이 급부상하는 등 자민당은 내부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아소는 그러나 “도의회 선거는 어디까지나 지방선거여서 국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중의원 해산을 임기 만료일(9월 10일)까지 최대한 늦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전 간사장 등 자민당의 반(反) 아소 세력들은 “아소 체제로는 중의원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아소 퇴진 운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최근 사이타마시 시장 선거와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 이어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연승을 거둔 민주당은 기세를 몰아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선거 압승을 주도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민의를 받아들여 즉각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라”고 아소를 압박했다. 민주당은 아소가 버틸 경우 총리 불신임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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