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권경쟁에 2대 새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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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당권경쟁 가도에 새 변수가 생겼다.

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론과 이회창 (李會昌) 명예총재를 옹립하자는 비당권파의 단일후보 움직임이 그것이다.

강한 지도력에 의한 단일지도체제를 강조하고 있는 이회창 명예총재의 비당권파를 견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집단지도체제는 당권파를 묶는 연대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는 특히 이기택 총재권한대행체제가 출범하면서 논의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반 (反) 이회창 연대로 발전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까지 나온다.

9일 저녁 있었던 4인 회동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李대행을 비롯, 이한동 (李漢東).김덕룡 (金德龍) 전부총재.서청원 (徐淸源) 전총장 등 4인은 시내 한 음식점에서 비밀리에 만나 이를 공론화했다.

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李대행은 "당이 깨지는 것을 막고 단합해 나가기 위해선 지도체제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고 강조했다고 한다.

각 계파의 지분 (持分) 을 인정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거야 (巨野) 체제를 유지하자는데 일단 당권파내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실세 총재' 가 탄생돼 나머지 주자들이 '무더기 퇴출' 될 것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얘기도 된다.

그러나 이날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가장 유력한 총재후보인 李명예총재가 단일지도체제 고수를 분명히 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현재의 당헌대로 경선을 치른 뒤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와중에 비당권파는 10일 사실상의 후보단일화를 발표,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진입했다.

김윤환 (金潤煥) 전부총재는 "정통성 있는 지도체제를 갖추고 정체성을 회복, 이질적으로 비쳐지는 여러 계층과 세력을 결속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며 李명예총재 추대의사를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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