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부담금 면제 준농림지 '꿈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지난해말 명예퇴직한 崔모씨 (52) 는 최근 한 부동산컨설팅업체를 통해 경기도 양평군 오빈리에 있는 대지 2백평을 평당 17만원에 샀다.

남한강을 바로 지척에 두고 있는 이 땅은 지난해말까지 만해도 평당 35만원을 호가했었다.

용인 수지읍 마북리에 준농림지 5백80평을 줄곧 놀리고 있던 金모 (49) 씨는 이달들어 이 땅에 창고.사무실겸용 건물을 짓는데 열심이다.

내년말까지만 완공하면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 개발부담금을 내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완전 면제해준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개발비 1억원보다 많은 개발부담금 1억3백70만원을 면제받기 때문이다.

IMF체제이후 줄곧 침체일로에 있던 준농림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쩍 커졌다.

부동산중개소등에 준농림지를 새로 구입하거나 개발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1천평 미만, 1억~2억원대의 준농림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일산 태양공인의 조한범 사장은 "그동안 고양.파주지역 소형 준농림지 매물이 20여건 있었는데 최근 상당수 소화가 됐다" 며 "수요자들의 준농림지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고 말했다.

건국컨설팅 유종율 사장 역시 "지난달부터 소형 준농림지를 개발문의가 많아 현장답사를 다니는데 눈코 뜰새가 없다" 며 "이달들어서는 관망세가 매수세로 돌아 준농림지 매매가 10여건이나 이루어졌다" 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준농림지 가격이 IMF이전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데다 개발이익의 50%에 달하던 개발부담금을 한시적으로 완전 면제해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개발부담금을 면제받아 준농림지에 시설이 단순한 물류창고.근린생활시설등을 지을 경우 과거 세금 (개발부담금) 보다 적은 평당 50만~60만원으로도 건축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개발후 이익을 낼 자신만 있다면 준농림지 개발에 뛰어볼 만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올해 초 금융기관의 고금리 상품에 3, 6개월단위로 묶여있다 최근 시중에 흘러나온 자금이 불안한 금융기관보다는 비교적 안전하고 값싼 준농림지쪽으로 물꼬를 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6일부터 외국인에게 부동산 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국외 거주 교포들의 수도권 주변의 급매물에 매수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도 준농림지 매입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건국컨설팅의 경우 최근들어 교포들의 수도권지역 준농림지 구입문의가 상반기에 비해 서너배 늘어났다.

하지윤 기자

도움말 = 건국컨설팅 (02 - 539 - 0033).한국개발컨설팅 (02 - 3141 - 7777).진양컨설팅 (0342 - 705 - 2215)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