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운건 국회의장 경선]한나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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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세응 (吳世應)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정한 한나라당은 30일 긴급 '총재단 - 시.도지부위원장 연석회의' 와 주요당직자회의.총무단회의를 잇따라 여는 등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우선 의장경선에 당력을 집중하기 위해 일체의 분파행동을 자제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당권을 겨냥한 출마선언.선대위 발족.계보모임 등이 모두 투표일인 8월 3일 이후로 미뤄졌다.

이탈표 방지책도 다각도로 마련중이다.

탈당설이 돌았던 의원, 여권의 '공작' 이 예상되는 수도권 의원에 대해서는 부총무단을 총동원, '전담 마크맨' 을 붙였다.

하순봉 (河舜鳳) 총무 등 총무단은 소속의원 전체명단을 펼쳐놓고 '요주의 인물' 에 동그라미 표시를 해가며 '물샐틈' 을 체크하는 중이다.

河총무는 소속의원중에서 박준규의원을 찍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투표당일 10여명 정도가 불참할 가능성에 부쩍 신경쓰고 있다.

총원이 참석하더라도 과반수 (1백50석) 를 가까스로 1석 넘는 판에 와병중인 최형우 (崔炯佑) 의원이나 중국에 장기체류중인 노승우 (盧承禹) 의원 외에도 불참할 소지가 있는 의원이 적지않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신상우 (辛相佑) 부총재의 탈락으로 풀이 죽은 민주계를 달래는 등 당내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도 열심이다.

辛부총재가 31일 소속의원 전원과 오찬회동을 갖고 '단합' 을 과시키로 한 것도 이런 일환이다.

한나라당은 자체 이탈방지책 마련과는 별도로 총리임명동의안을 매개로 한 '자민련표 흔들기' 의 고삐도 늦추지 않고 있다.

河총무는 이날도 소속의원들에 대한 여당의 회유.협박의혹을 제기하며 "국회의장 투표결과가 원칙과 순리에 어긋나면 총리인준을 비롯한 국회일정은 한걸음도 앞으로 못나간다" 고 쐐기를 박았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직을 차지하지 못하면 총리임명을 극구 저지하겠다는 선언이다.

조중연 (趙重衍) 의원 등 와병중인 의원에 대해 참석을 권유하고, 외유 (外遊) 중인 의원을 불러들이는 등 소속의원들에 대한 총동원령은 이미 내려진 상태다.

최형우의원은 투표를 하기 위해 글쓰기를 연습중이라는 후문.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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