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유 파업불참한 노조원 집 대문에 '배신자' 비방 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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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 LG정유 노조 홈페이지에 뜬 사진.

LG칼텍스정유 노조가 지난 14일부터 파업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게시판에 파업 불참자의 집 대문에 비방 유인물을 붙여 놓은 사진이 올라왔다.

24일 오후 2시쯤 LG정유 노동조합 공지사항 인터넷게시판(http://lgoil. or. kr/zboard/zboard. php?id=notice)에 '배신자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사진은 '노동조합' 명의로 게시됐으며 파업 불참자의 실명과 집 주소까지 공개했다.

사진은 A4 용지 크기의 유인물 10장이 붙어 있는 두 집의 아파트 대문을 찍은 것으로, 유인물에는 "당신의 불참은 동료를 죽이는 배신행위입니다. 자식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시오!!"라고 적혀 있다. 사진 밑에는 각각 '배신자 OOO의 집 OO아파트 OOO동 OOO호'라는 부연설명이 따라붙었다.

이 게시판에는 조합원이 아니면 글을 등록할 수 없으며 25일 오후 8시 현재 이 게시물의 조회수는 1만1310건을 넘어섰다.

이 같은 사실이 한 포털 사이트에 게시되자 900여명의 네티즌이 댓글을 올렸다.

자신을 'methylon'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아무리 동조 안 한다고 해도 저건 너무하군요"라고 비난했다. 또 네티즌 'ggojiri'는 "집단적인 의견이라고 해서 정의는 아니죠. 그런 식으로 한다면 당신들은 어느 누구의 지지도 얻지 못할 것이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2주째로 접어든 LG칼텍스 정유의 파업사태는 중앙 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에도 불구하고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고임금을 받는 노조가 턱없이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비정규직 철폐 등 노조의 요구사항이 빠져 있는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파업 지속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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