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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깨달음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 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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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여성불자 모임인 ‘불이회(不二會·회장 홍라희)’가 주최하는 ‘제24회 불이상 시상식’이 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렸다. 연구 분야에선 인도· 서역·중국·한국 등의 불상을 비교 연구하며 업적을 쌓고 있는 임영애(경주대 문화재학부) 교수와 전문적 연구를 통해 한국 선불교를 해외에 알리는 공로를 인정받은 안준영(캐나다 토론토대학 종교학과·동아시아학과)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실천분야에선 말기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활동의 불교계 선구자인 능행(정토사관자재회 이사장) 스님이 수상했다.

불이상 시상식이 끝난 뒤 수상자와 심사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이명희 불이회 부회장, 홍라희 불이회 회장, 윤용숙 불이회 명예회장, 안준영 교수, 능행 스님, 임영애 교수, 김종서 명예교수, 정병조 교수, 권기종 명예교수. [김성룡 기자]


홍라희 회장은 인사말에서 “‘불이상’은 한 재단이나 개인이 주는 상이 아니라,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함)의 심정으로 함께 마음공부를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불교계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해 1985년에 제정한 상”이라며 “수상자분들이 앞으로 더욱 수승(殊勝: 특별히 뛰어남)한 활동을 펼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에서 임영애 교수는 “불교미술에 입문한 후 나를 사로잡은 화두는 ‘한국 불교 조각의 정체성’이었다”며 “인도와 실크로드, 중국과 한국 불상 연구를 거듭할수록 하나씩 퍼즐을 맞춰가는 심정이다. 이제 서서히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안준영 교수는 “중국 불교와 일본 불교에 비해 한국 불교는 서구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선서(禪書)의 영어화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능행 스님은 “출가한 승려가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상을 받으니 부끄럽다”며 “호스피스 활동을 하면 할수록 ‘우리 인간은 죽어가면서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걸 절감한다”고 말했다.

‘불이회’는 한국 불교계의 활성화와 여성불교, 재가불교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74년에 설립, 85년부터 불이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매년 연구와 실천, 2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 심사는 정병조 동국대 교수, 김종서 서울대 명예교수,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홍라희 불이회 회장, 윤용숙 불이회 명예회장이 맡았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된다.

백성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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