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바로 이 맛” 이대호 22일 만에 손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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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27)의 홈런포가 다시 가동됐다. 부상을 딛고 때려낸 값진 홈런이다. 이대호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LG와의 원정경기에서 2-2로 맞서던 6회 초 역전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 심수창의 시속 115㎞짜리 낮은 커브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14호. 지난달 10일 사직 한화전 이후 22일 만의 손맛이다.

롯데 이대호(右)가 2일 잠실 LG전에서 6회 초 3-2로 승부를 뒤집는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동료 강민호의 축하를 받고 있다. 22일 만에 나온 시즌 14호 대포. [뉴시스]

1회 초 볼넷으로 숨을 고른 이대호는 1-2로 지고 있던 3회 초 2사 1루에서 좌익선상을 따라 흐르는 2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날 이대호는 3타수 2안타·2타점으로 4번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2연승을 달리며 4위를 지켰다.

2006년 홈런왕을 차지한 이대호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홈런 1위에 오른 한국 야구 대표 거포 중 한 명이다. 올 시즌도 5월까지 홈런 12개를 때려내며 부문 순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 오른손 부상으로 주춤했다. 타격 시 오른 엄지 뒤쪽이 울리는 통증을 느껴 타구에 힘을 싣기 어려웠다. 결국 6월 한 달간 홈런이 한 개에 그쳤다. 이대호가 풀 시즌을 소화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월간 최소 홈런이었다. 그 사이 경쟁자들과 격차는 벌어졌다. 3할을 넘던 타율도 2할8푼대로 떨어졌다.

지금도 이대호는 손 통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김무관 롯데 타격코치는 “이대호는 통증으로 홈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보란 듯이 홈런을 때려내며 그동안의 갈증을 털어냈다.

롯데 타자들은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롯데는 2회 초 최기문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고, 3회 초 2사 1루에서 이대호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3-3으로 맞선 7회 초 2사 2·3루에서 대타 전준우의 우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선발 손민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강영식-이정동-임경완-애킨스가 3과 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 마무리 애킨스는 시즌 15세이브를 따냈다.

LG는 올 시즌 첫 선발 전원 안타로 힘을 냈으나 승리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LG는 1회 초 박용택·이대형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페타지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와 이진영의 우전 적시타로 먼저 2득점했으나 뒷심이 달렸다.

선두 SK는 새 외국인 선발투수 글로버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박재상·박정권의 홈런 등을 앞세워 한화를 11-3으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최하위 한화는 4번타자 김태균이 46일 만에 홈런(시즌 7호)을 날렸으나 창단 후 최다인 11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히어로즈는 9회 말 클락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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