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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서고 전조등 조절하고, 참 착한 안전 도우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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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자동차가 스스로 알아서 충돌을 막아주는 장치가 있다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크게 줄 것이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의 신기술 개발 방향은 사전 충돌방지라는 안전장치에 집중돼 있다. 에어백 등 사고가 난 이후 작동해 탑승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수동형 안전 시스템이라면, 사고 발생 이전에 미리 시스템이 작동해 방지하는 첨단 기능은 능동형 안전시스템이다. 주로 센서와 전자회로에 의해 작동한다.

볼보 XC60의 추돌방지시스템 ‘시티 세이프티’는 시속 30㎞ 이하에서 작동한다. [볼보 제공]

볼보 XC60에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저속추돌방지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가 기본으로 있다. 자동차 접촉사고가 시속 30㎞ 이하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것에 착안했다. 차량 상단에 붙어 있는 레이저 센서가 시속 30㎞ 이하 주행 도중 앞차와 추돌 위험을 감지하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멈추는 장치다. 곽창식 볼보코리아 마케팅팀 과장은 “앞차와 간격을 최대 7m 거리부터 모니터해 추돌 위험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졸음 등으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브레이크를 먼저 밟아 속도를 줄이고 이후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차량을 멈춘다”고 설명했다.

전조등도 능동형 안전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차량 속도와 핸들의 각도, 변속기의 기어 단수 등 운행 중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를 중앙제어장치(ECU)에서 수집해 전조등에 달린 모터(Actuator)로 전달된다. 이에 따라 전조등의 회전각도와 기울기를 상하좌우로 자동 조절한다.

이 시스템은 시가지·고속도로·곡선로·교차로·악천후 등 다섯 가지 기능으로 나눠 작동한다. 가로등이 설치돼 있거나 주변이 충분히 밝은 시가지에서는 조명 길이는 줄이고 좌우 폭을 넓혀 시야를 확보해준다. 고속도로에서는 더 멀리 비춰주고, 폭우 때는 반대편 차로 차량의 전조등에 의한 눈부심을 막아준다. 곡선에서는 차량 진행 방향으로 전조등이 미리 회전해 비춰준다. 교차로에서는 추가 광원을 이용, 기존 전조등 빛이 도달하지 않는 좌우 측면까지 밝게 해준다.

이 시스템은 2003년부터 벤츠·볼보 등 고급차에 이미 적용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법이 미비해 실용화되지 못하다가 지난해 규제가 풀리면서 현대차 제네시스에 적용됐다.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커브길 등에서 차량의 자세를 바로 세워주는 차량자세제어장치(ESP)도 빼놓을 수 없는 능동형 안전시스템이다. 초당 25회씩 운전자의 핸들 조작을 체크, ESP용 센서가 위험신호를 보내면 마이크로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조절된다. 네 바퀴에 적절한 브레이크 압력을 가하거나 엔진 출력을 떨어뜨려 차량의 상태를 안전하게 바꿔주는 것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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