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예방 특허품 발광블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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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경남 마산시 내서읍 마산밸리. 이곳에 입주한 ㈜에스엘테크의 윤외련(59·여·사진) 회장은 28년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했다. 그런 윤씨가 지난해 말 ‘LED발광 점자블록’을 개발, 요즘 판매를 위해 뛰어 다니고 있다.

이 블록은 전기를 넣으면 노란색 밝은 빛이 들어온다. 횡단보도 양쪽 끝에 설치해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유도하기 위한 제품이다. 부산시와 경남 마산·진해·사천·함양의 일부 건널목에 설치돼 있다. 특히 이 블록은 신호등 색깔과 같은 색깔로 변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보행자가 발 밑의 블록 색깔을 보고 길을 건널 수 있게 한 것이다. 윤 회장이 이 블록 개발에 나선 것은 교사시절 겪은 가슴 아픈 사연들 때문이다. 그는 “교사시절 제자들이 건널목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을 보면서 사고예방을 위한 제품을 꼭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1999년 2월 교감으로 명예퇴직한 그는 당장 회사를 설립할 돈이 없어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창원에서 가족레스토랑을 운영해 성공한데 이어 마산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의 다짐과 달리 제자 안전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늘 마음이 무거웠다고 한다.

다행히 외식업으로 돈을 벌었다. 2004년 5월 ‘교통사고가 없는 안전한 세상’을 창업 이념을 내걸고 교통안전시설 전문 에스엘테크를 설립했다. 직원 20여명의 이 회사는 윤 회장의 뜻에 따라 가장 먼저 건널목 안전을 위한 제품개발에 나섰다. 4년여 연구 끝에 개발한 것이 LED발광 점자블록이다. 이 제품은 특허를 받았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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