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진리 전파보다 교세 우선" 3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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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일반인이 보는 한국 개신교는 진리 전파보다 교세 확장에 열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교회성장연구소(소장 홍영기 목사)가 23일 발표한 개신교 전도 활동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올 3월부터 60일간 전국 9개 지역 만 18세 이상의 일반인(무종교) 15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2.3%가 한국 개신교는 진리보다 교세를 우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헌금 강요(19.4%), 지나친 규율 강조(15.5%)도 문제로 드러났다.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 상당히 떨어졌다. '신뢰한다'가 10%에 미치지 못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46%에 달했다. 교회 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목회자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시각이다.

응답자들은 바람직한 목회자상(복수 응답)으로 인격(30%), 사랑(25%), 인간관계(14%) 순으로 꼽았다. 바람직한 교회로는 '자유롭고 편한 교회'(32%) '사랑이 많은 교회'(25%)를 들었다.

교회성장연구소 이장석 부장은 "개신교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전국 차원에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개신교가 전도에 적극적이지만 그 방법은 효과적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응답자 중 과거 교회에 다닌 적이 있는 사람이 55%를 기록했다. 일반인의 65%는 과거에 종교 전도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그중 65%는 개신교였다. 전도를 받았을 때도 긍정적 느낌을 받은 사람은 14%에 그쳤지만 부정적 느낌을 받은 사람은 35%에 이르렀다.

이 부장은 "한국 교회가 일반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며 "1990년대 이후 정체 상태에 있는 개신교의 갱신이 요청된다"고 평가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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