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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인사 강의 모두 들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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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지난 6월 10일 제 394회 아카데미 때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의 강연 모습.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의식교육 프로그램 바람을 일으킨 '21세기 장성 아카데미'의 강좌가 23일 400회째를 맞는다.

전남 장성군은 이날 강사로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를 초청했고, 강연 주제는'21세기 지성과 대중'이다.

인구 5만2000여명의 농촌인 전남 장성군이 금요일마다 오후 5시부터 2시간씩 강좌를 마련해 군공무원과 유관 기관.단체 임직원, 사회단체 회원 등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1995년 9월 15일.

17년 간 기업에서 근무하다 당선한 김흥식 군수가 전문가들을 통해 교육시켜 의식을 전환시키자며 일을 벌였다.

김 군수는 군정을 맡은 약 9년간 외국 출장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강좌에 꼭 참석할 만큼 아카데미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 결과 그 동안 선거법으로 금지된 기간을 빼곤 강좌를 단 한 주도 거르지 않았다.

1년 동안 했던 강의의 내용을 묶어 책을 낸 게 벌써 여덟권이고, 다음달이면 아홉권째가 나온다.

장성 아카데미는 강사진이 막강한 것으로도 이름났다. 그간 강단에 선 394명(5명은 2회 강연)은 장상 전 국무총리.박승 한국은행 총재.황우석 서울대 교수.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고위 관료와 대기업 최고 경영자, 학자, 문화예술인 등이다.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은 한번씩 다녀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연 때마다 500여명이 참석, 지금까지 총 수강 인원이 21만여명에 이른다.

김영수 장성군 교육담당은 "장성아카데미가 장성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강사로 왔던 분들이 장성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져 나중에 군정에 도움을 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장성 아카데미는 경기도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과 충북도 '청풍 아카데미', 대구 '달성 아카데미' 등 현재 전국 70여개 지자체가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김흥식 군수는 "세상은 사람이 바꾸고,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다"며 "장성 아카데미가 사람들의 사고 폭을 넓히고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군은 군민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특강과 취미 강좌로 진행하는 '선비대학'(월 1회, 3년 과정)과 명심보감.서예 등을 가르치는 '선비학당'(주 4회)도 운영하고 있다.

장성군은 또 군청 직원 500여명을 외국에 배낭여행을 보내는가 하면 택시 운전사들을 일본 MK 택시에 보내 최고 서비스를 배워 오게 하기도 했다.

장성=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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