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관계자]“북한 승조원 탈출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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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군당국은 24일 침몰한 북한 잠수정 인양작업을 계속하는 동시에 일부 승조원 내지 공작원이 탈출했을 경우를 대비,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수색작전을 펴고 있다.

군당국은 25일 오전 잠수정을 인양, 출입구를 개방하고 생존자 확인 등 내부상황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당국은 잠수정내의 승조원들이 질식사했든지 침투공작 실패에 대한 책임감 등 때문에 자폭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일부의 생존을 기대했으나 인양작업이 늦어짐으로써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졌다.

한편 잠수정 발견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직 잠수정내 북한군의 생존 및 탈출자 여부 확인 등은 고사하고 확보한 잠수정마저 물속에 빠뜨린 채 허둥대는 데 대한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초기 대응태세 미흡과 예인을 포함한 작전 전반이 부실하다는 지적과 함께 여러 의문이 군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국방장관 해임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잠수정 승조원이나 공작원을 생포할 기회를 놓침으로써 북한의 도발 여부 등을 명백히 가리기가 어렵게 될 소지가 커지고, 외교문제를 비롯한 많은 논란이 야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인양작업 = 합참차장 이지두 (李址斗) 중장은 이날 오후8시쯤 잠수정을 부두로 옮길 수 있다고 예고했으나 작업이 지연돼 잠수정 인양은 25일로 미뤄졌다.

해군은 24일중 잠수정 몸체에 와이어를 감는 작업을 마쳤으나 날이 어두워짐에 따라 공기주머니 4개 부착작업은 보류했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에는 수중파괴대 (UDT) 요원들을 투입, 잠수정의 외부 선체조사와 촬영작업을 마쳤다.

군당국은 25일 접안시킨 잠수정을 기중기로 육상으로 들어 옮긴 뒤 선체에 대한 정밀조사와 생존자 확인작업을 진행한다.

◇ 승조원 및 탈출여부 = 군 고위관계자는 "잠수정이 처음 발견된 후 예인을 시작하는 사이에 일부 승조원들이 비상구를 이용, 탈출했을 가능성이 있다" 고 밝혔다.

유고급 잠수정은 상어급과 비슷하게 2~3군데의 탈출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그러나 예인하는 중의 속도는 2~4마일이었고 주위에 함선이 배치돼 우리측 함선에 의해 예인되는 과정에서는 승조원 탈출이 어려웠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잠수함 승조원들은 침투공작이 실패했다는 책임감과 남한측에 생포당하리라는 두려움 때문에 자살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잠수정 내부에 산소통을 적재하고 있어 잠수함 격실 안에 일부가 생존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 잠수정은 급하게 잠수하는 과정에서 잠수밸브를 제대로 잠그지 않아 함내에 물이 들어와 꼬리부분이 물속에 잠긴 채 우리측 함선에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김현기.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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