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지각 끝에 … 오늘 단독국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26일 비로소 6월 임시국회가 열린다. 법정개회일(1일)을 무려 25일이나 넘겼다. 게다가 18대 국회 들어 네 번째 단독국회이기도 하다. 여야가 비정규직 법안을 두고 머리를 맞대곤 있지만 그 밖의 사안에선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 법안을 둘러싼 대치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연말부터의 논란이 다시 재연된 셈이다.


◆‘원포인트 본회의’ 추진하는 한나라당= 여당은 최대 쟁점이랄 수 있는 비정규직 법안과 미디어 법안을 분리 처리키로 방침을 정했다. 비정규직 법안은 29∼30일 중, 미디어 법안은 다음 달 중 처리한다는 것이다. 해당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여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박희태 대표는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6월 말까지 비정규직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당장 100만 가까운 비정규직 근로자가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달 안에 이분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합의하면 합의한 대로, 못하면 못한 대로 비정규직 법안을 꼭 처리하겠다는 얘기였다.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이 25일 국회에서 김우룡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장 으로부터 미디어법 개정안 최종보고서를 받은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홍 단국대 교수, 고 위원장, 김 위원장, 이헌 변호사, 최선규 명지대 교수, 강길모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공동대표. [김상선 기자]


여당은 미디어 법안의 내용에 대해선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자유선진당과의 공조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처리 시기는 이번 국회로 못 박았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긍정적으로 자유선진당과 협상하는 데 동의한다”며 “내용은 대폭 양보하지만 6월 국회에서 반드시 표결 처리돼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도 맞장구를 쳤다. 류 원내대표는 “3월에 여야 합의로 6월 처리를 약속했으면 지켜야 한다”며 “선진당의 대안을 참작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부터 미디어발전위의 최종보고서 등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민주당, “5개 요구사항 협상 여지 있다”=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5개 요구사항을 내걸며 등원을 거부해 왔던 민주당이 속내를 드러냈다. 미디어 법안을 빼곤 물러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에 미디어 관련 악법을 강행 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비정규직법 등 다른 현안을 떼어서 논의한다면 당장 국회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5개 요구사항은 어떤 의미에선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임위 상정조차 거부해 왔던 비정규직법에 대해 민주당이 “분리 대응”(이강래 원내대표)을 주장하며 한나라당과 협의에 나선 것도 “무조건 반대만 한다”는 부담을 덜고 미디어 법안을 저지할 명분을 얻고자 하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기댄 장외 세몰이도 계속할 계획이다. 지도부가 26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의 5재 행사에 참석한다. 28일 부산에선 대규모 장외 집회도 할 예정이다.

고정애·임장혁·선승혜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