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밝힌 병무청탁·비리 주요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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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식들의 군복무를 회피하게 하거나 쉽게 군생활하도록 만드는 데는 민간인과 군인이 예외가 없었다.

'힘 있고 돈 많은 부모의 아들은 편한 곳에서 복무한다' 는 고질적 병무비리가 다시 확인됐다.

이들의 병무청탁은 원용수준위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다음은 국방부가 22일 발표한 청탁 또는 비리내용.

◇ 현역장성 = 군을 총지휘하는 현직 장성들 중에서까지 자신의 자식이나 친인척, 친구들의 병역청탁에 7명이나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길형보 (吉亨寶.육사 22기.대장) 3군사령관 = 아들이 吉대장의 참모차장 재직시 모부대의 어학병으로 부대배치를 받았다.

아들은 대학 시절 중국어를 전공했다.

국방부는 吉대장의 보좌관이 상관의 아들이 입대하면서 어학특기를 살리기를 원했다는 것을 알고선 혼자 주선했을 뿐 吉대장과는 관계없다고 발표했다.

^이남신 (李南信.육사 23기.중장) 기무사령관 = 李사령관은 새 정부가 들어선 후 8군단장에서 기무사령관으로 전격 발탁된 바 있다.

그가 군단장 재직시 옛 부하인 전직 하사관 아들의 입영절차를 알아보도록 부관과장에게 지시했다.

부관과장은 元준위를 알려줬고 입영신청서 제출 2개월만에 입대가 됐다.

^정화언 (鄭和彦.육사 23기.소장) 논산훈련소장 = 육군 현역병을 양성하는 최대 훈련소를 책임지고 있는 그는 아예 부관처장을 통해 자기 아들의 입대일을 조정토록 부탁했다.

훈련병들의 자대배치와 훈련일정을 총감독해야 할 훈련소장이 막상 자기 아들에 대해선 입영을 연기시킨 것이다.

^기타 현역장성 = 元준위로부터 정기적으로 뇌물을 상납받았던 육군본부 부관감 하영포 (河永浦.갑종 208기) 준장은 친구아들 2명의 입대를 연기해주도록 부탁, 청탁행위까지 추가로 드러났다.

군수학교 행정본부장인 박예동 (朴豫東.포간 89기) 준장은 아들이 특기병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기술학원 안내를 부탁, 朴준장의 아들은 현재 서울지역 부대의 경리계원으로 복무하고 있다.

조달본부 외자부장인 이정수 (李正秀.육사 25기) 준장은 元준위에게 직접 두 아들의 현역 여부나 입대일자 등을 물어보기도 했다.

반대로 김승렬 (金承烈.육사 27기.56사단장) 소장은 건성피부염으로 현역 면제가 가능했던 자신의 아들을 현역으로 입대시키도록 청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예비역 장성 = 병무비리에 관련된 전직 장성은 6명이다.

元준위의 수첩에 4건의 청탁사안을 놓고 이름이 올랐던 도일규 (都日圭) 전육군참모총장은 행정장교가 都전총장의 이름을 빙자해 元준위에게 자신의 문제를 청탁한 것으로 국방부는 밝혔다.

都전총장의 부인은 조사과정에서 元준위에게 청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부관감인 박노준 (朴魯俊.55) 예비역준장도 元준위의 청탁명단에 올려진 것이 확인됐다.

◇ 병무청 직원 = 청탁에 예외는 아니었다.

元준위에게 청탁한 병무청 직원은 60명이며 돈을 주고 청탁한 사람도 20명이나 됐다.

특히 이중엔 지방청장급이 2명, 국장 1명, 과장 5명 등 간부가 22명이었으며 훈련소 훈련중 집으로 돌려보내는 귀향조치나 카투사 선발.부대배치.보직변경 등 다양했다.

◇ 민간인 청탁자 = 전직 국회의원 1명, 중하위직 공무원 2명, 변호사 1명, 대학교수 1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기업인.자영업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회고위층일 경우 군인사들에게 직접 청탁, 이들을 통해 元준위에게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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