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국제공항 “해안인 부산 가덕도냐” “내륙인 경남 밀양이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해안공항이냐, 내륙공항이냐’.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 선정을 앞두고 부산시와 경남도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는 가덕도 남쪽 해안을, 경남도는 밀양시 하남읍을 적지로 내세우고 있다. 두 지역은 신공항 면적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정도다. 부산은 1057만㎡(320만 평)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경남은 인천공항 면적 1950만㎡(590만 평)를 감안해 1752만㎡(530만 평)로 잡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되는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남쪽 해안. 항만과 가깝다는 게 장점이다. [부산시 제공]

◆가덕도 해안공항=부산시는 항공소음 영향권에 마을이 없어 운항통제시간을 지정하지 않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비행 항로에 장애물이 전혀 없는 데다 앞으로 확장할 경우 바다 매립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부산시는 항만·철도를 연계한 복합운송체계도 가능하다고 본다. 4개 고속도로(남해, 경부, 부산∼울산, 부산∼동대구)와 4개 철도(경부, 부산∼마산 복선전철, 부산∼울산 전철, 고속철도)가 지나고 부산신항과도 가깝다. 항만과 가까운 공항 건설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반영한 입지라는 것이다. 부산신항 배후단지에 국제산업물류도시를 세워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는 수조원을 투자한 무안·청주 공항 등을 놀리는 것도 결국 물류 등 다른 산업과 연관되지 않아 파급 효과가 적은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는 명지지구와 거제지역 소음 피해가 예상되고 바다를 매립하려면 공사비가 많이 든다는 점이 밀양에 비해 불리하다고 지적한다.

경남도가 내륙 공항으로 개발하려는 경남 밀양시 하남읍 들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운다. [밀양시 제공]


◆밀양 내륙공항=경남도는 밀양이 부산·대구·울산·경남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점을 내세운다. 경남도는 김해공항과 공역(空域, 비행기 충돌을 막기 위해 필요한 공간)이 20㎞쯤 떨어져 있어 김해공항을 닫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김해공항 공군기지 이전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연간 600여억원의 운영 흑자를 내는 김해공항 기능을 넘겨받지 않고는 신공항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김해공항은 닫은 뒤 신공항과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남도는 일부 소음 피해는 예상되지만 소음 영향권 내에 대도시가 없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경남도는 바다를 매립하는 가덕도보다 밀양이 사업비가 적게 든다고 주장한다. 경남도는 신공항 면적을 1752만㎡(530만 평)로 잡을 경우 밀양은 12조2000억원이 들지만 가덕도는 20조5000억원(부산은 1057만㎡로 잡고 10조8000억원으로 계산)이 든다고 추산한다. 그러나 부산시는 밀양은 소음 영향권 내에 많은 주민이 살고 있어 공항을 24시간 운영할 수 없고, 공역을 확보하느라 많은 산을 깎아낼 경우 환경훼손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