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서리·박태준 총재 자민련 당사서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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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 (金鍾泌.JP) 총리서리가 17일 낮 예정에 없이 마포당사를 방문, 박태준 (朴泰俊.TJ) 총재와 만났다.

두 사람은 자연스레 기자간담회도 가졌다.

JP의 '친정 나들이' 는 이번이 두번째. 첫 방문때는 TJ가 4.3 재.보선 지원유세 때문에 부재중이어서 만나지 못했다.

이번엔 朴총재를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는 자리였다.

두 사람은 재계빅딜.정계개편.연합공천 등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빅딜은 결국 정권에 의한 강제적 기업통폐합 아닌가.

끝까지 기업이 안한다고 하면 못하는 것 아닌가.

^JP=그들 (기업)에 맡겨놨다 지지부진하니까 대통령이 나선 것이다.

빅딜은 해야 하고 하게 될 거다.

대통령이 일하시는 것을 보면 국민이 정말 잘 뽑았다고 생각한다.

(TJ쪽을 향해) 이 문제에 골몰해온 분이 옆에 계시니….

^TJ= (크게 웃으며) 총리께서 김중권 (金重權) 실장처럼 말씀하신다.

단수가 더 높으시다.

(정색을 하며) 기업들이 끝까지 거부하면 강압적으로야 할 수 없겠지. 그러나 빅딜은 해야 한다.

경제가 무너진 가장 큰 이유가 과잉생산.중복투자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빅딜을 해야 한다. 누구보다 기업들 자신이 빅딜을 해야 하는 이런 이유들을 잘 알고 있다.

- 연합공천 등 국민회의와 공조에 문제가 없나.

^TJ=이번 연합공천 협상도 힘들 것 같다.

그러나 국민회의가 공조정신으로 돌아와야 한다.

- 한나라당이 무너질 것으로 보나.

^TJ=조만간 과반의석이 무너질 것이다.

^JP=정부출범초 우리 세 사람 (김대중.김종필.박태준) 은 신한국당처럼 사람 빼가긴 하지 말자고 했었는데 그들은 사사건건 우리를 절단내려고만 했다.

이대론 안되겠어. 1차적으론 자칭 거대야당의 과반수가 무너져야 한다.

그러나 비교적 순리에 따르는 방법으로 할 것이다.

간담회 말미에 JP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양당공조를 어떻게 하느냐는 것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양당이 합의하고 총재들이 서명한 것에 다 나와 있다.

공동정권은 국민의 선택을 거쳐 수립된 것이다.

어떤 법학자는 (양당간 후보단일화 협약이) 헌법처럼 지켜야 할 성질의 약속이라고 하더라. " 두 사람은 모두 "이 합의는 저쪽 (김대중대통령과 국민회의)에서도 반드시 지킬 것" 이라고 압박했다.

재계 빅딜 문제에선 金대통령과 똑같은 입장이었지만 내각제 등 정치사안에서만큼은 두 사람이 DJ를 겨냥해 한 목소리를 낸 셈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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