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캉드쉬 IMF총재 고금리 지속적 인하 합의

[워싱턴 = 이상일 기자] 국제통화기금 (IMF) 은 11일 (이하 한국시간) 한국정부가 실업대책.금융구조조정 등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는 등 재정을 신축적으로 운영하고,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는데 동의했다.

세계은행은 대한 (對韓) 구조조정차관 2차분 (50억달러) 중 20억달러를 올해중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미국 수출입은행은 20억달러 규모의 무역금융차관을 한국에 제공키로 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중인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미셸 캉드쉬 IMF총재와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총재를 만나 한국 경제극복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으며, 두 총재는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 IMF.세계은행 대한 지원 = 金대통령은 캉드쉬 총재에게 실업대책을 세우고 금융부문을 구조조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재정적자 등 재정의 신축적 운영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또 한국의 외환시장은 안정되고 있는데 반해 기업이 고금리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설명하고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캉드쉬 총재는 "한국이 실업대책.금융구조조정 등 필요한 재정지출에 대해 한국정부가 신축성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고,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을 바탕으로 금리도 지속적으로 인하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 이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울펀슨 총재에게 구조조정차관 2차분이 가급적 연내에 도입될 수 있도록 당부했고, 울펀슨 총재는 2차분중 20억달러를 올해 제공할 수 있도록 이달중 세계은행대표단을 한국에 보내 신속한 협의를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 미 수출입은행 차관 =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은 이날 金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미 수출입은행의 20억달러 차관제공 사실을 밝혔다.

이 차관은 한국기업이 앞으로 1년 이내에 미국기업으로부터 자본재를 수입할 경우 2~5년의 융자기간 조건으로 제공되며, 금리는 한국정부의 지급보증을 전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무역금융 가이드라인 금리 (연 6.61% 수준)에 해당하는 좋은 조건이다.

金대통령을 수행중인 이규성 (李揆成) 재경부장관은 12일 하몬 미 수출입은행총재와 차관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한편 金대통령은 11일 조지타운대에서 명예 인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날 밤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하기 위해 워싱턴을 떠났다.

◇ 제너럴 모터스 (GM) 의 대한 (對韓) 투자 = 金대통령은 10일 오후 워싱턴에서 존 스미스 GM회장과의 면담후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GM이 (대우그룹과) 20억달러를 투자하는 사업을 협상하고 있다" 고 밝혔다.

스미스 회장은 이날 金대통령과의 면담시 대우와의 합작사업 협의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조속한 시일안에 이를 끝낼 예정이라 말했다고 이 자리에 배석한 청와대 관계자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