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내달 참의원 선거…하시모토 '내각신임'시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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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 참의원선거가 다음달 12일 실시된다.

전체 2백52석중 절반을 3년만에 교체하게 되는 이번 선거는 하시모토 (橋本)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띠어 중의원선거에 버금갈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시모토 총리가 경기침체.관료부패 스캔들.재정건전화 정책 수정을 둘러싼 자민당내 비주류의 책임론에 대해 선거로 심판받겠다고 맞받아쳐 왔기 때문이다.

야권으로서도 이번 선거는 새로운 연합을 주도할지 아니면 끌려 다닐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중도.좌익연합의 이탈리아식 집권을 내세워 온 제1야당 민주당에 이번 선거는 그 시험대에 다름 아니다.

여야는 사활이 걸린 이번 선거에 대비해 벌써부터 채비를 서둘러 왔다.

집권 자민당은 추가 경기부양대책 약속과 안정론을 바탕으로 조직표 다지기에 나서고 있으며 야당은 하시모토 내각의 실정을 집중 홍보하면서 여당과의 차별성 강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당은 11일 내각불신임안을 제출해 선거운동과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선거결과와 관련해서는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자민당 주류가 설정한 마지노선은 이번에 개선 (改選) 되는 1백26석중 61석을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의 의석인 61석을 다시 확보한다면 승리라는 입장이다.

이를 밑돌 경우 하시모토 총리는 퇴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비주류가 정한 69석. 여기에 개선되지 않는 58석을 합쳐 참의원 과반수 (1백26석) 를 자민당이 확보하지 못하면 하시모토 퇴진을 요구하겠다는 태세다.

세번째는 자민당이 65석 안팎을 획득해 승리할 것이라는 노나카 히로무 (野中廣務) 간사장 대리의 전망이다.

선거전문가들은 자민당이 65석 정도는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비주류측이 하시모토 퇴진공세로 나온다 해도 선거 직후로 예정된 하시모토의 프랑스.미국.러시아 방문 등 굵직한 외교일정을 감안하면 집권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불황과 30%를 밑도는 내각지지도 속에서도 집권이 계속되는 아이로니컬한 예상치다.

야당의 경우 민주당과 조직이 탄탄한 공명당.공산당이 약진하고 지난 1일 연립정권을 탈퇴한 사민당, 오자와 이치로 (小澤一郎) 당수의 자유당 등은 참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참의원선거가 일본정계에 어떤 지도를 그려 낼지 주목된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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