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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테크] 폐휴대전화 땅에 묻으면 진짜 대나무가 자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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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고물 휴대전화를 폐기 처분하지 않고 땅에 심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덴마크 디자이너인 게르트-얀 판 브뤼겔은 ‘뱀부(대나무·사진)’ 휴대전화를 선보였다.

‘뱀부’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휴대전화를 땅에 심으면 실제로 대나무가 자라기 때문이다. ‘뱀부’는 본체가 옥수수 전분이 들어간 생분해 물질이어서 땅에 묻으면 저절로 썩는다. 그러면 본체에 내장된 대나무 씨가 발아해 싹을 틔운다. 배터리가 있지만 충전하지 않고도 쓸 수 있다. 휴대전화의 앞판과 뒤판이 크랭크로 연결돼 있는데 뒤판을 3분 정도 돌리면 전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낼 정도의 전력을 만든다. 판 브뤼겔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년 내에 환경 친화적인 휴대전화가 막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 기업들도 친환경 휴대전화를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2월 태양광으로 충전되는 ‘블루 어스’를 선보였다. 휴대전화 뒷면에 장착된 태양광 패널에 햇빛을 쏘이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본체는 플라스틱 생수통을 재활용했고, 부품에는 유해물질을 쓰지 않았다.

차를 타지 않고 걸을 경우 온실가스 배출을 어느 정도 줄였는지 볼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삼성은 올해 말 ‘블루 어스’를 유럽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모토로라는 생산·유통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 ‘모토 W233 리뉴’를 내놨다. 플라스틱 생수통을 재활용해 본체를 만들고, 포장도 재생 용지를 썼다. 폐기하면 저절로 썩는다. 소니에릭슨이 개발하고 있는 ‘그린 하트’도 생분해가 가능한 본체와 충전 효율성을 높인 배터리를 사용할 예정이다. 노키아의 ‘5630 익스프레스 뮤직’ 휴대전화는 사용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잴 수 있게 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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