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창]오정해, 창극 여자명창역 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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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서편제' 의 주인공 오정해 (吳貞孩) 씨가 오랜만에 '친정' 으로 돌아왔다.

영화 '태백산맥' '축제' 와 뮤지컬 '쇼 코메디' 에 출연했던 吳씨는 국립창극단의 창극 '광대가' 에서 최초의 여류명창 진채선 역을 맡아 소리판에 다시 선다.

창극 '광대가' 는 19세기말 판소리를 집대성한 동리 (棟里) 신재효 (申在孝.1812~84) 선생의 생애를 극화한 작품. 광대 (廣大) 는 원래 높은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예인 (藝人)에게 붙이는 존칭이었다.

창극의 제목이 된 '광대가' 는 신재효 선생이 후학의 판소리 입문을 위해 만든 단가 (短歌) 로, 이 창극의 음악적 핵심을 이룬다.

"광대 행세 어렵고 또 어렵다/광대라 하는 것은 제일은 인물치레, 둘째는 사설치레/그지차 득음 (得音) 이요 그지차 너름새라/너름새라 하는 것이/구성지고 맵시있고 경각에 천태만상/위선위귀 천변만화 (千變萬化) 좌상의 풍류호걸/구경하는 노소남녀 울게하고 웃게하는/이 구성 이 맵시가 어찌아니 어려우리…"

吳씨는 13세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부 장원을 차지한 데 이어 91년 KBS국악대경연 판소리부에서 금상을 차지한 차세대 명창. '춘향가' 로 고 (故) 만정 김소희 (金素姬) 명창을 사사한 마지막 제자다.

창극으로는 데뷔 무대가 되는 吳씨가 맡은 인물 진채선은 스승 신재효와 같은 전북 고창 출신. 경복궁 낙성연 (落成宴)에서 신재효의 '성조가' 와 '춘향가' 중 '기생점고' 대목을 불러 대원군의 총애를 한몸에 받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선 또 작창 (作唱) 과 함께 주인공역을 맡은 김일구 (국립국악원 민속원 악장) 씨가 부인 김영자 (국립창극단 지도위원) 씨와 부부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또 신재효 역에 왕기석, 진채선 역에 유수정씨가 더블 캐스팅으로 출연하며 사당패나 광대놀이의 첫머리에 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마련되었던 말뚝이의 어릿광대 놀이도 재현된다.

대본 허규, 연출 김효경. 18일~23일까지 오후7시30분, 주말 오후4시 국립극장 대극장. 02 - 264 - 8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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