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도니 브래스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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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을 만든 영국 출신 마이클 뉴웰 감독의 '도니 브래스코' (Donnie Brasco) 를 이끌어가는 건 '이미지' 가 강렬한 두 영화배우 알 파치노와 조니 뎁이다.

스크린 안에서 어깨를 나란히 두 배우가 보여주는 것은 '찰떡' 같은 조화라기보다는 금속음을 내며 삐걱거리는 느낌, 그리고 좁혀지지 않는 틈새다.

그 '부조화' 의 틈새가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준다.

실화를 근거로 한 이 영화의 배경은 마피아 소탕작전이 벌어진 1978년의 뉴욕. FBI요원인 조 피스톤 (조니 뎁) 은 '도니 브래스코' 란 이름으로 마피아 내부에 침투한다.

젊고 영리한 도니를 친아들처럼 아끼게 되고 그를 조직에 깊숙이 끌어들이는 마피아 레프티 루지에로 (알 파치노) .생사를 건 치열한 권력싸움이 벌어지는 조직안에서 점차 도니는 레프티에 대한 '우정' 과 '연민' 을 느끼게 된다.

"자넨 곧 나야" 라는 레프티의 말은 도니에게 고민을 더해준다.

아무래도 조니 뎁은 세 딸의 아버지, 그리고 FBI라는 역할이 조금 어색하지만, 알 파치노는 범죄세계에 닳고 닳았으면서도,가난하고 마약에 빠진 아들을 걱정하고 "30년동안 난 뭘했지?" 라며 회한에 젖는 '이중적인' 인물을 능란하게 소화해냈다.

20일 개봉.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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